“많이 듣는 것이 많이 말하는 것이다”“이 시대 사람들은 말은 잘하는데 대화는 서툴다”카산드라의 비극 ? “듣지 않는 시대”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에 의하면,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 왕과 헤카베의 딸인 카산드라는 아폴론으로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조건으로 예언의 능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만 받고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한다. 분노한 아폴론은 “카산드라의 예언을 이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이후 10년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해 그리스연합군은 오디세우스의 전략에 따라
특집 : 듣기‘들어주는 상담실’문을 열고 들어가 보고 싶으신지.그것도 내 이야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고, 말하는 가운데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주제와 자주 쓰는 단어가 있을 때 그것을 짚어주며 느끼게 하는 상담사가 귀 기울여 준다면 어떨지.인간 중심 또는 내담자 중심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바로 이런 상담의 선구자였다. 상담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잘 들어야 함(경청)’을 주창한 그는, 1940년대 ‘정신분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지시적 상담을 주로 하던 시절, 내담자를 중심으로 잘 들어주며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게 해야 함을 강조했다
불통의 상징원억미신자(寃抑未伸者),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풀어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사람의 원을 풀어주고자 ‘신문고’를 운영했다. 1401년, 그러니까 태종 때에 설치한 등문고(登聞鼓)가 그 시작이다.신문고는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원통한 일을 당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일단 대궐에 위치했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사람이 이용하기 매우 어려웠다. 북을 울리는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엄벌을 내렸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신분제’를 거스르는 일, 즉 상관을 고발하는 등
3월. 입시든 취업이든 정한 목표에 도착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현실에서 ‘그래, 한 번 더 해 보자’라고 마음먹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려운 일은 집에 오는 길, 버스에서 만난 학과점퍼를 입은 친구에게 “잘 지내? 학교 갔다 오는구나?”라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 또는 긴장한 탓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동창회에 나온 친구에게 “사원증 뭐냐~ 이름표냐”라며 학생 때처럼 호탕하게 놀릴 수 있는 진짜 용기를 내는 일이다.본인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그 부모, 조부모의 이야기가 되고, 형제자매의 이야기가 된다. 특히 부모님
특집 : 그래도 꿈꿔야 한다만약 당신이 중년기에 접어들었다면, 당신이 아주 오래전부터 못 들어본 질문이 있을 것이다. 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당신이 꿈꾸는 삶은 무엇인가?”자신이 원하는 것은 하지 않았다1년 전 한 40대 주부를 상담한 적이 있다. 그 여성은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지독한 우울을 토로하고 있었다. 남편은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했으며, 자녀들도 학교에서 별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지만.그녀는 뭔가 속이 뻥 뚫린 것 같은 공허함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우울한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가
특집 : 그래도 꿈꿔야 한다어린아이의 꿈은 무얼까. 부모 마음에 들어 웃음으로 칭찬받는 것일까?그러다 아이가 좀 더 자라면 ‘원하는 것을 다 살 수 있는 신용카드 갖는 게 소원’이라 말하기도 한다. 위인전을 많이 읽은 아이라면 보통 사람과 조금 다르게 살려고 생각하며 성장한다. 다르게 살려는 마음은 귀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커가며 힘든 시간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꿈이 뭐예요?” 묻는 말에, 속 깊은 소원을 지닌 사람은 그것을 쉽게 말하지 못한다. 마음속에 품은 꿈은 ‘지속적인 노력’과 ‘행운(하나님의 뜻)’이 맞아야 하며, 어쩜
특집 : 그래도 꿈꿔야 한다소리도서관을 만들게 된 이유“시각장애인 신학생이 읽을 수 있는 신학도서가 없다는 말을 듣고 놀랐던 것이 이 사역의 시작입니다. 조사해보니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구약 주석은 한 권 밖에 없더군요.”2009년 AL 미니스트리를 설립하여 지금까지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과 시각장애 선교를 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국내 최초 기독교 전자도서관인 ‘AL-소리도서관’을 설립하여 시각장애가 있는 다음 세대 및 장년, 목회자들 양육과 목회 연구 지원에 필요한 기독교 도서를 데이지 파일로 제작하
특집 : 그래도 꿈꿔야 한다포로수용소, 꿈꿀 수 없는 곳구약성경 은 유다 왕국의 마지막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주전 604년부터 바벨론은 고대 중동 세계를 오롯이 하고자 한 느부갓네살 왕이 다스린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유다의 지도층은 또 다른 강대국 애굽에 기대어 스스로를 지키려고 한다. 이에 느부갓네살은 주전 597년에 예루살렘을 무너뜨리고 어린 임금 여호야긴과 유다 상류층 인사들을 바벨론으로 사로잡아간다.이때 끌려간 무리 중에 에스겔이 있었다. 이름의 뜻은 ‘하나님이 힘 있게 하시기를!’. 그러나 청년 에스겔의 삶에
특집 : 당신을 환대합니다혼자 밥 먹게 내버려 두는 것“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다.”예능 프로그램 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박주영 판사의 말이다.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청년들에 대한 판결문 마지막 문장이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결국 혼잣말 하도록 내버려 두는 일의 무정함을 이보다 더 간결하고 서늘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말을 바꿔 보았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매정한 일은 혼자 밥 먹게 내버려 두는 것이다.”주일예배 후 식사 시간이 되면 익숙한
‘환대의 기억’을 짚어보려 지난날을 돌아보니 때마다 따스한 일들이 기억의 캐비닛에 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눈앞의 삶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일을 충분히 되새기며 살지 못했는지…. 그중 외롭고 가난한 이방인으로 살던 때 우리를 신선하게 감싸주었던 이야기를 적어본다.영국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남편의 유학으로 영국에 온 첫 해, 집을 제외하고는 한 살과 네 살짜리 아이들과 펼치고 앉을 데가 어디에도 없었다. 9월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기 시작하더니 12월엔 오후 세 시부터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며 이른 밤이 시작됐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
특집 : 당신을 환대합니다환대할 수 있는 대상을 환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환대할 수 없는 대상을 환대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적인 환대일 것이다.- 왕은철, (현대문학, 2020)소설 는 권정생(1937-2007)의 소설로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인 1947년부터 시작하는 몽실이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가난한 몽실이. 술로 세월을 보내는 아빠가 멀리 돈 벌러 나갔을 때 엄마와 도망을 갔지만 엄마가 재혼하여 동생이 생기자 새로운 구박이 시작된다. 새
특집 : 당신을 환대합니다“보편적인 인권은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작은 곳, 그리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입니다. 아주 가깝고, 아주 작아서, 그곳은 어떤 세계지도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은 각각의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중략) 작은 곳에서부터 인권을 지키려는 모두의 노력이 없다면 보다 큰 세계에서의 발전도 헛될 것입니다.”1958년 세계인권선언 채택 10주년을 기념한 엘레노어 루스벨트의 연설이다.그래서일까. 안산에 위치한 탈북아동생활공동체 ‘우리집’을 마석훈 선생님(사진 위)이 세운 마음 가운데에는 ‘우리가 이 땅에서
특집 : 당신을 환대합니다미혼부모를 돕고 있는 러브더월드의 환대가난하고 소외된 미혼모·미혼부 그리고 그 아이들을 돌보는 비영리단체 러브더월드(박대원 목사, 서지형 이사·사진). 이 짧은 문장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갈 곳 없어 헤매는 엄마들에게 누울 자리를 마련해주고,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도우며, 그 아이들이 클 때까지 기꺼이 그 옆자리에서 지켜봐주었던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잔뜩 들어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낙인으로부터 그들을 지키고 지지하기 위해 함께 서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까지.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교정부문〉 - 이번 공모전에서는 일반부문 수상작이 없습니다. 장려상나의 열 가지 감사이야기 / 임○○나의 새로운 가족 / 이○성암흑에서 건지신 하나님께 감사 / 이○명 입상내 인생의 감사이야기 10가지 / 박○수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아름다운 사마리아 사람들 이야기 / 장○구내 삶이 아름다운동행이 되었다 / 이○환 감사이야기 작품을 읽고서“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칩니다”(로마서 5장 20절)이번 아름다운동행 12회 감사이야기 공모전에서는 높은 담장 안에서 온, 정제된 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 수상작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여 싣습니다.장려상 임○○저는 군인으로서 23여 년간 군에 복무하다 음주 후 한순간 실수로 형사처벌 받아 1년 6개월째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인 임○○라고 합니다.군복무를 하며 성공을 거두고 술에 빠져 살며 모든 게 제가 잘나서 올라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임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는데. 매일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아름다운동행 감사이야기 공모전 광고를 접하게 되어, 저처럼 주님 앞에서 죄짓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 인생의 감사이야기를 적습니
특집 : '안녕'을 잘하는 법헤어지고, 만나고‘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말이 있다. ‘만난 사람은 헤어지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라는 뜻을 지닌 이 말은 불교 용어로 ‘만남과 이별(헤어짐)은 결국 같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종류의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겨울이 지나야 새봄이 오듯이,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한다. 매년 겪게 되는 자연의 이치만 보더라도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고 왕성하게 자라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되지만, 겨울이 되면 힘없이 사그라지고 만다. 낙엽
특집 : '안녕'을 잘하는 법사랑의 감정에 빠져 살며, 세상에서 가장 큰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 여기는가.어느 날 사람은 가고, 사랑의 남은 조각들이 부정도, 기억도 하기 힘들게 한다. 그 사랑의 조각들이 모여진 곳이 있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이별 박물관’(Museum of broken relationships).몇 해를 사랑하며 지내다 헤어지게 된 이들이 자신들이 함께 쓰던 물품에, 묻어있는 사연을 담담히 적어 작은 전시를 시작하자 각국에서 다양한 상징물이 아린 이야기와 함께 보내져 왔다. 매우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물
특집 : '안녕'을 잘하는 법오늘을 사는 사람을 위해유명인들 사후에 그 뜻을 받드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념사업회가 생긴다. ‘기념(紀念)’, 뜻 깊은 일 또는 훌륭한 인물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났기에 기념사업은 살아있는 사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유의미하다.수많은 기념사업회 중 네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19세기말, 20세기 초에 태어나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이들을 이제 여기에서 기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소심당 조아라 장로조아라(1912-2003
특집 : '안녕'을 잘하는 법부모님을 떠나보내고나에게는 큰 슬픔이 여러 해에 걸쳐 있었다. 인간이라면 언젠가 만날 수밖에 없는 슬픔의 종류라 뭐 대수일까 싶다가도 그 ‘이별의 슬픔’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1998년 고등학교 1학년 때 투병 끝에 사랑하는 엄마를 먼저 천국에 보내드렸다. 예고된 부재였지만 어린 나로서는 버거운 시간들이었다.그 후, 외동아들로 아버지를 모시고 살며,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스물아홉이 되던 해 급작스럽게 아버지마저 천국으로 보내게 되었다. 준비되지 않은 부재. 경황없이 장례를
특집 : 뛰어넘다담의 문화, 벽의 시대“벽의 반대말은 해변이라고그녀는 말했다.해변은 무한이 열려 있는 곳이라고해변은 어디에나 있다고”- 시인 나희덕, 중시인 나희덕은 이 시대를 ‘벽(壁)의 사회’로 보았다. 벽은 ‘단절’이요 ‘분리’이다. 서로가 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순간만큼은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단절과 둘 사이의 대화가 끊기는 소외가 발생한다. 시인은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라는 오만과 독선의 벽에 갇혀 사는 이 시대에게 “벽의 반대말은 해변”이라고 일침하며, ‘무한히 닫혀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