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좋은 때입니다. 춘분이 지나며 밝은 시간이 길어지니 활동을 많이 하며 기쁜 에너지가 올라옵니다. 그러나 몸은 이 기운에 바로 적응하지 못해 어려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팽팽하게 조이다’라는 라틴어 스트링게르에서 온 ‘스트레스’가 바로 이런 변화에 대처, 적응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긴장, 정서적 압박을 뜻합니다. 요즘은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환경 자극으로 여겨 그 무게가 가벼워졌지만 스트레스가 주는 부정적 영향은 다양하고 넓습니다. 이번 특집도 이와 연결된 삶의 고통을 다루며 여러 각도에서 조명했습니다.문득 베토벤이 산책을 좋
목회하면서 겪었던 가슴 아픈 경험 중, 지금도 잊히지 않은 일이 있다. 개척교회 시절, 너무나 착했던 한 젊은 여 집사님이 무릎 관절암으로 세상을 떠난 일이었다. 사랑하는 어린 남매와 남편을 두고 떠나야 하는 집사님의 절망과 설움, 어린 자녀들의 애처로운 울음, 젊은 남편의 슬퍼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그 집사님이 어릴 때 다리를 약간 다쳤는데 가난과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로 병원을 다니지 못하고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그것이 암으로 발전되어 몇 번 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도 악성 세포를 완전히 해결
기대와 호기심으로 새로운 학기, 봄을 맞이합니다.처음 만나는 얼굴들 속에 약간의 흥분과 잘 하려는 다짐이 솟아나는 때입니다. 학교가 아니어도 교회의 새 구역원을 만나고 겨우내 닫았던 문을 열면서 달라진 환경을 확인하는 시간이지요. 드러내고 싶은 모습과 그저 지내기로 하는 자유로움 가운데 기지개를 켜보아요.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작은 좌절을 경험하게 하라는 전문가의 말처럼, 우리도 그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옆 사람에게 다가가면 어떨까요? 피할 수 없는 낯섦을 너무 생경하게 대하기보다 인생의 반 이상이 그런 면임을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부활의 계절예수부활에 대한 믿음은 기독교신앙의 핵심인데도, 교회 공동체 안에 있는 이들 중에도 이에 대해 갸우뚱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직 복음서에 기록된 ‘빈 무덤’에 관한 말씀과 깊이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어찌하여 살아 있는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누가복음 24장 5~6절)사복음서에 각각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음에도 초월적 하나님을 좁은 상식의 틀 안에 가두어두고, ‘상식으로 이해 안 된다’고 떠들어댑니다.무덤을 찾아간 이들의 마음예수를 따르던 이
너무 추운 날과 겨울답지 않은 날 속에서 새해 첫 달을 그냥 보낸 느낌입니다.무엇을 놓치셨나요? 별일 없이 지나갔다면 축하할 일입니다. 이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별 일이 없다니요. 혹, 슬픔을 맞이해도 그것을 온당하게 대하며 실패에서 새로운 면을 깨달을 수 있었다면 ‘소중한’ 시간을 지냈다 하겠습니다.삶의 소망을 헤아리는 법을 알고 싶다면 인생을 연극에 비유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을 기억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는가, 연출가가 무대에서 내려오라 할 때 어떤 자세로 마칠 수 있겠는가를 생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 창세기 12장 1~3절가라고 말씀하시다아브라함 이야기는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시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이 자체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
2024년, 새롭게 이어가는 날을 엽니다. 비슷한 날이지만 일 년씩 묶어보면, 꽤 다르게 느껴지는 날들, 그날의 시간을 잘 채우려 애를 씁니다. 한번 태어난 존재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고, 더러워진 옷을 새 것으로 갈아입듯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추구하니까요.‘어떻게’라고 물으신다면, 사랑을 풍성하게 하는 소통을 늘리기 위해 감각을 열어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진 것만 줄 수 있다.’는 현자의 말과, ‘우리 속에 있는 것이 바깥으로 나온다.’(마태복음 12장 34절) 하신 말씀을 따라 ‘속에 넣어야 할 것’을 찾아야겠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않아서지금 우리 시대는 탈기독교 탈교회의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분명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는 외부적 요인들이 있겠지만 더 큰 요인은 ‘교회 자체’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성도는 탈기독교 탈교회 현상에 대해 다른 무엇을 탓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도리어 ‘세상 속에서 우리는 소금과 빛으로 살고 있는가?’ 하는 자기 반성의 질문 앞에 서 있어야 합니다.예수님은 우리를 향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소금이 되려고, 빛이 되려고 애를
아기들이 스스로 엄마를 선택한다면 엄마의 어떤 면을 볼까요. ‘잘 웃는 엄마, 튼튼한 엄마’ 그리고 ‘요리 잘하는 엄마,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엄마’를 고른다고 이란 그림책에 나옵니다. 어쩌면 이 모두 아기 자신을 환대해주고 공감해줄 엄마를 찾는 것이라 보입니다.“그대는 여자 가운데 참으로 복되다” 한 축복의 말은 마리아에게 엘리사벳이 한 말입니다. 그럼, 하나님은 예수님의 어머니를 어떻게 택했을까요. 순종하는 자세에 평온한 성품을 기본으로 하고, ‘대담한 포용력’과 ‘하나님의 큰 뜻을 이룰 자신감’이 반드시 필요했으
부모님의 기대대로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기도하던 중 주신 이사야 54장 2절과 3절 말씀 “네 장막터를 넓히며 네 처소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널리 펴되 너의 줄을 길게 하며 너의 말뚝을 견고히 할지어다. 이는 네가 좌우로 퍼지며 네 자손은 열방을 얻으며 황폐한 성읍들을 사람 살 곳이 되게 할 것임이라.”를 따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그리고 그 해 서울신학대학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특차 장학생 선발에 몰래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반대도 무릅쓴 채 담요 한 장 가지고 무작정 상경했습니
가을이 깊어갑니다. 일찍 어두워지니 마음이 좀 바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운 햇살이 비치고 단풍이 남아있는 11월, 중순까지는 가을을 즐기기 좋을 겁니다.영국 코플랜드 지역, 샌턴브리지 마을에서는 매년 11월 세계 최고의 거짓말대회가 열립니다. 누구든 5분 동안 원고 없이 허풍을 떨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내 생애에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다’라든가, ‘우리 동네 순무는 워낙 커서 주민 모두를 대접할 수 있다’는 등 엉뚱한 웃음을 주는 식입니다.여기에서 ‘정치인’은 프로 거짓말쟁이로 구분되어 참여할 수 없다니, 이 또한
‘이웃’은 기독교의 믿음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웃’ 없는 ‘복음’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어느 신학자이자 윤리학자는 복음/‘말씀’이란 어쩔 수 없이 ‘사회롭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말씀은 ‘사회’의 됨됨이를 밝히고 나아갈 길을 보여줍니다.‘지키는 사람’하나님이 만드신 아담과 하와. 이 두 사람 사이에서 가인과 아벨이 태어났습니다. 두 아들이 하나님께 제물을 바쳤을 때 하나님은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고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 일로 가인은 화가 나 동생 아벨을 쳐 죽이고 맙니다. 여호와께서 가인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중에서우리 모두 지난한 여름날들을 지내고 여기 서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힘겨운 시간들이 지나자 예상대로 가을날은 촘촘히 분주하게 지나갑니다. 늘 아쉬운 높고 푸른 하늘 그 아래 싱그러운 바람 속의 숲길, 바다를 만져볼 수 있을는지요.생활의 우선순위에 밀려, 때론 번잡한 곳을 피하려 다 양보하게 되고 마는 계절 나들
손자의 걱정“할아버지가 저렇게 신앙에 열심인데, 만약 하나님이 없으면 할아버지는 얼마나 불쌍해?”손자가 자기 엄마한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긴가 민가 하는 마음이 있기에 그런 말을 했을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같이 기도하고 성경 읽고 신앙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수없이 얘기한 아이이지만, 중학교 1학년이니 신앙에 대해 회의나 의심을 할 나이가 된거지요. 할아버지로서는 이 아이가 평생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믿음을 떠난 자녀들최근에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과 자주 만날
동네마다 울려 퍼지던 매미 소리가 무더위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우렁찬 소리가 멈추니 귀뚜라미와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찬 기운이 한줌씩 창으로 들어와 사각거리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모으게 합니다.삶에 불쑥 나타나는 어려운 일들을 보며, 하나하나를 비켜서 ‘오늘’을 맞이함이 은혜로 여겨집니다. 우리의 가을이 이렇게 시작됩니다.지난달 있었던 ‘클래식 레볼루션’ 연주회에서는 미국의 작곡가이며 지휘자로 격식을 벗고 청중에게 다가간 레너드 번스타인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늘 함께 거론되는 카라얀의 권위와 카리스마와 달리, 수
한센병 치료 전문가, 이종욱 박사지난 8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17주년을 맞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파트너로 직결되어 일하는 이 기관은, 우리의 선진화된 의술을 필요로 하는 곳곳에 봉사하며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선진 방역이 알려지며, 각종 의료봉사가 세계로 더 확장됨을 보는 시점입니다.이 재단이 출범한 데에는 우리가 꼭 기억해 둘 만한 분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WHO 사무총장에 취임했던 이종욱 박사입니다. 그는 성 라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다 한
휴가철입니다. 벌써 다녀오신 분들과 이제 떠날 계획을 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선물’인 자연 속 쉼과 충전이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끈끈한 날씨에 이런저런 후일담을 펼칠 때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길 바라면서요.무해한 자랑이 있을까요?남이 화려하거나 너무 행복해 보이는 말을 할 때 덩달아 기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보편을 넘는 듯한 모습에 ‘의로운 잣대’를 대며 ‘안정된 사회의 일탈자’로 여기게 되기 때문이라네요.‘지나친 혜택’, ‘합당치 않은 이득’이 아닌가 하는 느낌인데, 윤리적인 사람일수록 이것을 더
우리 역시 모른다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연출됩니다. 가령, 서로 만나야만 하는 두 사람이 만나지 못하는 상황, 잡히면 죽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는 장면 등 흔히 말하는 ‘운명의 장난’을 많이 보게 됩니다.우리가 이렇게 볼 수 있는 이유는, 흔히 말하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모든 사람들의 상황과 감정을 알고 있으니, 마음 졸이고 안타깝고 때로는 흥미로운 것입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지만, 다 아는 우리 입장에서는 아니까
요즘 직원을 뽑을 때 먼저 보는 면이 ‘개방성’이라 합니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며 잘 어울리고 주변을 돕는 자세를 갖기 때문입니다.이 말을, 여름을 앞둔 우리 삶에도 적용해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가까운 이와 더 가깝게 지내게 되는 여행에서도 우리 각자 바라는 마음은 비슷하게 “열린 마음”일 겁니다. 또 집에 있을 때에도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 개방성 있는 쿨한 자세로 여름을 지내기로 마음먹어야 합니다.일상 속 미묘한 괴로움(괴롭힘)이 우리 뇌를 지치게 한다는 글이 나와 있습니다. 뇌가 지쳐
나뭇가지로 짓는 새들의 집새들이 나무 위에 집을 짓는 광경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 작은 입으로 어디선가 나뭇가지 하나씩을 물고와서는 차곡차곡 집을 만들어 갑니다.그런데 놀랍게도 새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 부지런히 집을 짓는다는 겁니다. 바람이 잦아든 후에 하면 더 수월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것은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랍니다.역경의 비바람이 불어올 때누구나 인생이라는 집을 짓습니다. 인생의 집은 평생 동안 지어가기에,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역경의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무너지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