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에 갔다 오더니 자기 방에서 베개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소리를 지른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아이의 이야기를 다 듣고 “그래서 화가 난 거야? 속이 상한 거야? 마음이 아픈 거야?”하고 물으니 “어? 잠깐만. 내 마음에 대해 생각 좀 해보고 대답할게” 한다. 한 10분 지나고 자기 방에서 나와서 하는 말이 “엄마, 생각해 보니 마음이 아픈 거였어. 내일 가서 친구한테 너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고 이야기하면 마음이 풀릴 것 같아” 한다.다행이다. 화가 난 게 아니라 친구의 그런 행동 때
몇 년 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유엔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우리의 연약한 지구는 실타래에 매달려 있다.”그의 절박한 호소가 나온 지 벌써 2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세계 곳곳의 기후재앙과 관련된 뉴스들을 듣다 보면,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는 실’에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전 세계 정세에 영향을 끼칠 미국 대선도 몇 달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앞둔 시점에서, COP26이
봄입니다. 생명이 움트는 활기 때문에 봄에는 실바람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들뜨고 몸을 움직이고 싶습니다. 자연의 상태를 직감적으로 느끼는 아이들은 더합니다. 아이들에게 삽을 쥐어줄 때입니다. 작은 모종삽도 좋지만 어른들이 쓰는 진짜 삽은 더 좋습니다. 거기에 쇠스랑이나 손수레가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어린이들이 농장에 모였습니다. 학생들끼리 첫인사를 나누면서 통성명을 하고 나이를 말합니다. 학생들끼리 두어 살 차이로 서로 귀여워하고, 의지하려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잡초로 헝클어진 땅을 깨끗하게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다. 특히 우리니라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각자 맡은 사명을 다하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할 정도이고, 암을 포함한 각종 질환 발병률이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체내에 활성산소 종류 중 과산화수소가 많이 생성되어 체내 세포를 공격,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기대수명이 80세인데, 80세까지 살았을 때 성인 3명당 1명이 암에 걸린다는 질병 발병률을 가지고 있다.될 수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시골에 들어가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노력했던 2016년 파리협정을 앞두고, 가톨릭교회는 매우 중요한 문서를 하나 발표하였습니다. 그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환경 문제에 대해서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밝혔던 라는 회칙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이 발표하는 문서 중에서 회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방향을 담고 있는 권위 있는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회칙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영어로는 ‘integral’, 우리말로 하면 “전체를 이루는”이란 단어
부부는 참 신기합니다. 아무 말 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주기도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인사 한번이 모자라 마음을 상하기도 하는 사이입니다. 그렇게 사랑의 언어에 인색한 채로 세월이 쌓인 60대 중후반 부부들이 모였습니다.꽃과 풀, 나무가 아름답게 가꾸어진 농장에 들어서자 감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농장을 산책하는 내내 탄성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부부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여성팀, 남성팀으로 각각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살짝 경사진 산책로에 들어섰습니다. 농장주
살을 빼는 일, 어쩌면 다이어트가 건강보다 더욱 큰 관심을 얻고 있다고도 하겠다. 그런데 모두가 그렇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지만, 요요현상으로 실패를 거듭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한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바나나 다이어트, 레몬 다이어트와 같이 한 가지 종류의 과일을 끼니마다 섭취하는 고통스러운 방법도 다이어트를 하기 위함이다. 한때는 고기만 섭취하는 ‘황제 다이어트’가 유행이었는데, 고기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는 실제로 몸무게를 줄이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 방법
한 달 전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일하는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제가 말씀드렸던 그 우울증 친구, 결국 자살했어요. 제가 뭔가 더 했어야 할까요?” 아니라고 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막을 수 없는 죽음도 분명히 있는 법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후배에게 오늘 아침 다시 전화가 왔다. “그 친구 어머님이 가셨어요. 친구 장례식 이후 제가 뭘 했어야 할까요. 저도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는데요.” 또 아니라고 했다. 어린 시절 단짝 친구를 잃은 그 큰 슬픔에 묶이지 않고 흘러가게 두고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일이라고
채움 - 공기입과 코를 통하여 공기, 물, 먹거리가 사람의 몸속에 채워지는데, 공기는 1분에 12번 숨을 쉬어야 하고, 한 번 숨을 쉴 때 약 500cc 정도의 공기를 흡입, 하루에 약 9,000ℓ의 공기가 체내에 채워지게 된다. 채워진 공기는 폐를 통하여 혈액 속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좋은 공기를 마셔야 하는 것이다.채움 - 물물은 하루에 약 2~3ℓ 정도 몸속에 채워야 하는데, 미네랄이 풍부한 자연의 물로 몸속을 채워야 한다. 좋은 물이 적당하게 채워져야지만 혈액, 림프액 등과 같은 체액이 원활하게
과거에는 ‘환경’, ‘기후’, ‘생태계’라는 말이 어떤 부정이나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낱말들에 ‘보호’나 ‘보존’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이런 단어들을 들을 때마다 우리 마음속에 근심과 걱정, 두려움이 이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은 ‘환경’, ‘기후’, ‘생태계’라는 말에 ‘위기’, ‘파괴’, ‘붕괴’, ‘종말’처럼 하나같이 무겁고 어두운 용어들이 붙어 있습니다.미국의 기독교 윤리학자인 라이홀드 니버는 ‘우리 인간은 세상을 살면서 완벽하게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소망을 가져야 한다’
작년 봄, 볕 좋은 날에 어르신 20여 분이 농장으로 나들이를 가시기로 했습니다.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이 87세, 혼자서 외출하기가 어려우시니 버스를 타고 교외로 나가는 게 오랜만이라고 기뻐들 하셨습니다.마당에 모인 어르신들은 움직임이 느린 게 겸연쩍으신지 농장주 선생님들에게 “내가 젊어 고생해서 허리가 이래.” 하시며 자꾸 변명을 하셨습니다. 선생님들은 예쁘시기만 하다고, 천천히 하시면 된다고, 지금 정말 좋으시다고 계속 말씀을 드려야만 했습니다. 한동안은 이 대화뿐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자신이 폐가 될까 걱정하시고 농장주 선생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는 그냥 #생존자입니다.’이 문장은 드라마 (사진)에 나오는 대사 중 한 구절이다. 드라마 전반에 정신병동 간호사였던 작가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있으며, 웹툰을 거쳐 드라마로 제작되었기에 현실 고증이 매우 잘 되어있다. 여기에 훌륭한 연출이 더해져 ‘정신병동’과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인식 전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겠다.살아있지만 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죽을 만큼 치열하게 ‘나’를 채찍질하며 사는 사람들과,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것처럼 그저 있어야 하는 자리에 버티고
농민에게 농사를 짓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답한다. 씨앗을 뿌리지 않았음에도 불필요하게 자라서 농산물 경작 시 수확량 감소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불볕더위가 오고, 비가 오지 않아 농산물이 잘 자라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논과 밭 여기저기서 사시사철 꿋꿋하게 자라는 잡초는 농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그런데 잡초도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농민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잡초의 일반적인 특성은 ‘씨를 뿌리지 않고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무경작)’, ‘벌레에
지난달 은 1315명의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2023년의 사자성어를 ‘견리망의’(見利忘義)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입니다. 이 사자성어에 담겨 있는 의미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곳곳에 해당되겠지만, 가장 뼈아픈 분야는 ‘생태환경’일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작은 이익을 탐하느라 큰 의를 잃어버린 채, 우리에게 주어진 1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러고 보니 2022년 사자성어가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과이불개(過而不改)’였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언제나 놀라운 선물을 줍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아이들은 열매가 없는 블루베리 밭에서 실컷 놀고서 행복해하며 “오늘은 선물 같아요!”라고 외쳤습니다. 아이들이 받은 선물은 뭐였을까요?겨울입니다.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블루베리 밭에 간다고 하니, 아이들은 계절이 어떻든 지금 블루베리가 있는 줄 압니다. 지금은 나무에 열매가 없다고 하자 아이들은 마트에서 블루베리를 봤다며 그것도 블루베리 나무가 준 거라고 논리적으로 따지고 듭니다. 그 블루베리는 어디서 어떻게 온 걸까 이야기를 나누며 밭에 도착했습니다. “짜잔!”하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면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겁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전기와 가스, 석유를 절약하는 데에는 다른 의견이 없습니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긴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최종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3.4%로서 OECD 37개국 가운데 꼴찌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OECD 평균 23.42%의 7분의 1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당 온실가
아이들은 잘 놀기 대장들입니다. 언제나 신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두어도 잘 놀고,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를 때도 아주 작은 물꼬만 터주면 참 예쁘게들 잘 놉니다. 자연 속에 있으면 그 조금의 물꼬를 터 주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분들께 자연으로 나가보시기를 권하는 이유입니다.10월 말이었습니다. 농업인 선생님과 함께 농장에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농장에서 키우는 복숭아는 여름에 일찌감치 열매를 맺어 이제 낙엽이 질 일만 남았고, 미니사과도 수확철이 지나 열매가 많이
요즘 학생들은 경험이 없겠지만, 40대 이상 되신 분들은 연필을 칼로 깎아서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고급 연필이면 잘 깎이고, 싼 연필은 나무의 질이 나빠서 잘 깎아지지 않는데, 그런 연필을 억지로 깎으려다 손가락을 베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손가락에서 피가 나면 입으로 빨고 다른 손으로 눌러서 피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소독약을 바르기 위해 양호실로 뛰어갔던 경험이 있다.그런데 소독약을 바르기는 했지만 베인 손가락 피부가 서로 붙어서 감쪽같이 원래대로 아물게 되는 것은 자연치유력으로 되는 것이지, 소독약 또는 양호선생님이 아물게 하
인류가 또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말려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상자와 피난민이 수백만 명에 달하고 있지만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다시 이스라엘이 보복을 감행하면서 무고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동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서도 전쟁의 위협이 거세지고 있습니다.전쟁은 환경재앙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삶의 터전을 폐허로 만들
자연 속에서 놀며 공부하는 아이들아이들은 공부를 좋아합니다. 자연에서 노는 아이들은 놀면서 공부합니다. 물론 몸을 신나게 움직이며 놀 때도 있습니다만, 진지하게 관찰하고 실험하면서 놀 때도 많습니다. 포도나무 한 그루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를 찾아보려고 얽히고설킨 포도 덩굴을 끝까지 따라가는 아이도 있고, 토마토 가지 사이에 걸쳐진 거미줄을 한참 들여다보는 아이도 있습니다.감자 심는 과학자지난 9월에는 과학자 같은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감자를 심는 날이었습니다. 감자는 보통 봄에 심어서 여름에 캐는데, 제주도는 가을에도 감자를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