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넘게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갑자기, 어머니 머리에 침투한 지우개는 뇌와 관계가 있고, 그렇다면 ‘생각과 말’이 문제 해결의 관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머니 생각과 말의 영역을 훈련시키면 좋지 않을까?’라는 나름대로의 나침반을 따라서 가보기로 하였다. 첫째, 칭찬과 격려의 언어를 들려드려라 먼저 어머니는 인공관절 수술로 인해, 의자에 앉아 계시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이라도 움직이시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가능하면 어머니 속옷 빨래는 당신이 하시도록 했다. 손
새벽은 나에게 귀중한 시간이다. 어머니를 모시며 생긴 습관이기도 하다. 일찍 잠자리에 드셨던 어머니는 새벽에 거실로 나오시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셨다. 그래서 나는 거의 매일 새벽, 마음을 정돈하곤 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어머니 사진을 바라보았다. 웃기를 좋아하셨던 어머니 생각에 웃음이 지어진다. 어머니는 잠에서 깨신 후 가끔 시간대를 착각하셨다. 일찍 잠 드셨다가 늦은밤 시간 일어나시면 교회를 가자고도 하셨다. 자신이 느끼는 시간이 그 시간이다. 그래서 잘 설명해 드리고 다시 잠을 청하시게 했다. 치매라는 지우개가 침투된 모든 분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새벽에 나지막한 소리로 기도했다. 이 땅에 치매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과 그 가족들을 지켜달라고. 시간 가는 것을 착각하게 하고 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넘게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한 명은 치매를 갖고 있다는 통계를 보았다.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까지 포함하면 65세 이상 노인 중 20%가 치매환자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결혼을 하게 되어 가정을 이루게 되면, 노인층인 양가부모 중 1명은 치매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치매는 장수병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변해가는 우리나라에서 치매는 피하기가 쉽지 않은 불청객이 되었다. 이 불청객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 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넘게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어머니를 위해 일종의 ‘음악치료’를 많이 했다. 항상 집안에서 찬송가와 복음성가가 들리도록 했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려드렸다. 이어폰을 끼워드리고 동영상을 보시며 노래를 따라 부르시도록 해드렸고, 주무실 때도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나 복음성가를 들려드리면 아기처럼 새근새근 잠이 드시곤 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젊은이들이 부르는 복음성가를 음정, 박자를 무시하고 따라 부르셨다. 당신도 틀리는 것을 아시는 것 같았지만 혼자서 웃으며 신나하셨고, 손뼉도 치고 책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넘게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어느 날, 지갑이 없어졌다. 밖에서 분실한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려고 카드를 찾았는데 지갑이 없었다. 평소 내 지갑을 보시면 가끔 잘 두신다고 꽁꽁 숨기신 어머니라 여겨졌다. 그래서 옷장, 서랍, 어머니 가방, 소파 밑, 어머니 겨울옷 주머니, 책장의 책 사이 등 어머니가 주로 물건을 숨기셨던 곳을 중심으로 있을 만한 곳을 다 찾아보았지만 자취가 없다. 어머니께 여쭤봐야 했다. “어머니, 검은색 제 지갑 어디에 두셨어요?” “글쎄, 내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넘게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웃음은 치매 어머니에게 좋은 보약이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코미디 프로를 자주 보여드렸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웃기 위해서. 어머니의 얼굴에 근심 빛이 돌기라도 하면 언제, 어디서건 간지럼을 태워서라도 웃게 만들었다. 나이 든 아들의 재롱잔치였다. 행동 언어에 맞춰드리는 ‘긍정커뮤니케이션’ 어머니가 기뻐하실 때면, 딸들을 키울 때 했던 것처럼 두유나 초코우유를 드렸다. 그러면 항상 버릇처럼 반쯤 남기신다. “어머니, 남기시면 버려야 해요.” “이거, 이따가 먹어야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넘게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연재를 통해 어머니와의 행복한 동행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소개한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자식 사랑’이라는 새로운 기억을 만드셨던 어머니를 기억해본다. 어머니가 방에서 나오시는데 향기가 진동했다. 진한 꽃향기가 어머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전체에서 나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난, 화장이 좋아, 좋아.” “어머니, 예쁘세요. 귀엽기도 하시고요.” “머리 하얀 거, 싫어.” 자세히 보니 눈썹 균형이 안 맞는다. 어머니는 현관 앞 거울을 보며 머리를 꾹꾹 누르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가정에서 15년 이상 보살피며 필자는 경험으로 ‘치매와 동거하기’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그리고 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불청객인 것을 인지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연재를 통해 어머니와의 행복한 동행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소개한다. “오빠!”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는 나를 이렇게 부르셨다. 나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가족을 타인으로 인식하고, 자기 이름을 잊어버리고, 15년 전 만났던 사람과 지금 ‘가상 만남’을 갖고, 시간과 날짜를 멈추게 하는 질병, 치매…. 어머니를 통해 경험한 불청객 치매는 참 몹쓸 병이었다. 마음이 조금 진정된 후 어머니에게 바르게 가르쳐 드렸다. 어머니는 잠시 어린 시절로 소풍을 가셨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