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선생님, 우리 선생님

교회학교를 강타한 코로나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에서 한국교회는 ‘교회학교 몰락→젊은 세대 이탈→고령 신자만 존재’ 순서로 붕괴한다고 전망했다. 백석대 김남일 교수도 “2050년 이후에는 대부분 교회에서 교회학교 아이들의 분포가 5~10% 미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런 경고에 누구는 ‘무심’했고, 누구는 ‘두려움’, 그리고 붕괴까지 족히 30년은 걸리니 대책을 세우면 된다는 ‘희망’의 목소리들이 혼선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모든 전망들은 코로나19팬데믹 이전에나 해당되는 말이다. 코로나19는 교회학교를 하루아침에 주저앉혔다. 30년간 서서히 무너지면 대책을 세워갈 텐데 순식간에 쓰나미처럼 강타했으니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재앙이 되었다.

교사들의 탈진

코로나19팬데믹은 가혹했다.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곳은 교회학교였다. 대부분의 교회가 문을 닫고 영상예배로 대체는 했지만 집에서 ‘보는’ 나홀로 교회학교는 ‘학교’의 기능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교사들은 영적 탈진이라는 무기력증에 놓이게 되었다.

고신대 이현철 교수는 <한국 교회주일학교 교사들의 딜레마에 관한 네거티브 탐구>라는 논문에서 교회학교 교사들의 불안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과도한 교회봉사로 인해 지쳐있고, 교회와 목회자의 지원 및 관심 부족으로 자신감과 자긍심이 낮아진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지치게 된 원인이 이젠 달라졌다. 코로나 이전에는 할 일이 너무 많고 바빠서 지쳤지만, 지금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교육현장을 보면서 허탈과 무기력으로 지쳐버린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의 탈진을 알지 못하는 한국 교회는 교사들을 다독이고 격려하기보다는 다음세대를 속히 회복시키라 채근한다. 그러나 사명감으로 버티기에는 자기 역할이 없는 현장은 명분마저 사라지고 있다.

교회 부흥의 견인차

지난 세월, 교회학교 교사들은 ‘교회의 꽃’이었다. 믿음 좋고 사명감이 강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교사들로 세워졌다. 교사들은 열심을 다해 어린이, 학생 성도들을 양육했고, 교회학교의 부흥은 장년 성도의 부흥, 한국교회의 부흥으로 열매를 맺었다. 그 시간 속 교사들은 많은 스토리(story)들을 만들어냈고, 어린이성도에서 교회 중직이 된 사람들은 교사들에 대한 좋은 추억을 안고 살았다. 교사들은 한국교회를 부흥시키는데 견인차 노릇을 해온 아름다운 사역자들이었다. 하나님의 사람을 키우는 한 목표에 뜻을 뭉친 사람들, 아무런 대가(代價) 없이 시간과 돈과 정성을 쏟는 교회교사들의 앞모습은 늘 믿음직스러웠고, 세월이 지나 멀리서 바라보는 그들의 뒷모습은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그래야 할 교사들이 이제 지쳐있다는 것이다. 지친 교사는 지친 아이들을 낳고 다음세대에 대해 희망의 씨앗을 심지 못한다. 그래서 교사가 지치면 다음세대가 웃음을 잃고 교회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3D라고?

요즘 교육부서는 가성비(價性比)가 없는 사역지이다. 봉사와 헌신투자에 비해 만족도가 높지 못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젠 3D(Difficult어려움, Dirty더러움, Dangerous위험함) 직종의 기피 봉사직이 되어 구인난을 겪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에 대해 교계신문 기자 출신 박명철은 답한다.

“어쩌면 이 말은 진실인지도 모른다. 이 일은 생명을 바쳐 또 하나의 생명을 구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낮은데서 섬겨야만 하기에 교사는 천한 일처럼도 보인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어려워 보이는 게 교사직분이다. 그렇다면 교사는 분명히 3D 직종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십자가 저편에 부활의 영광이 솟아오르듯 세상 어떤 기쁨보다 더한 보람이 3D 저편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는 모든 교사들, 그들은 아름답다.”(교사의벗 2014.5)

그렇다! 교사들이 영광을 보기란 쉽지 않지만, 한 어린 영혼을 위해 오늘도 직분을 묵묵히 감당하는 교회학교 교사들은 땅에서는 제대로 된 소유도 없었지만, 성막 일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았던 레위인들처럼 오늘도 내일의 꽃을 피워내려 묵묵히 사명감을 감당하는 중이다. 그래서 교회학교 교사들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다만, 그 아름다움을 교회가 제대로 몰라줄 뿐이다.

강정훈

늘빛교회 담임목사.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월간지 <교사의 벗>의 발행인으로 35년간 사역하였으며, <내게 왜 이러세요?>, <생활 거룩> 등 여러 저서를 통해 따뜻하고도 솔직한 깨달음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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