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시간 연습으로 기른 실력

“앞으로 어떤 색소폰 연주자가 될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크리스천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미래가 너무나 기대되고 설렙니다.”
‘한국의 케니지’로 불리는 대니정. 그의 연주를 들어본 사람들은 안다. 색소폰은 그에게 단순한 악기가 아님을. 그리고 또 궁금해진다. “대체 얼마나 연습한거야?” 그런 그의 새 앨범 소식이 도착했다. 반갑고 놀랍게도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찬송가’ 앨범이란다. 은혜로운 찬송, 감미로운 색소폰 소리, 리드미컬한 연주 솜씨가 만났다는 것, 1+1+1=3이지만, 3보다 더 큰 무엇을 기대하면서… 그를 만났다.

잘하고 싶은 유일한 것, 색소폰
첫눈에 반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대니정은 사람이 아닌 소리에 반했다. 어린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다양한 악기를 취미삼아 연주했고, 그러다 고등학교 때 색소폰 소리와 만났다. “사람의 목소리인지 악기 소린지 분간이 안 됐다”는 그에게 색소폰 소리는 말 그대로 ‘운명’이었다. 그 후 대니정은 자신이 쏟을 수 있는 모든 시간을 색소폰 연습에 할애했다. 몇 시간이나 연습한 거냐고 묻자, 갑자기 ‘동물학개론’을 이야기 한다.
“동물의 왕 사자는 육식동물이죠. 그런데 하루 평균 10시간을 넘게 잡니다. 그런데 야채와 과일만 먹는 오랑우탄의 수면 시간은 5시간 밖에 안돼요. 그래서 저도 2년 동안 야채와 과일만 먹으며 하루 15시간씩 연습했어요.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죠.”

국내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오르다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 수 있는 이는 행운아다? 아니다. 준비된 이다. 그의 이런 촘촘한 준비가 대학 졸업 후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했다. 97년 대학 졸업 후, 한국의 기획사에 소개한 데모씨디가 반응이 좋았다. 곧 앨범제작을 제안 받았고, 99년에 싱글 앨범 <Reflections>을, 이듬해 첫 번째 앨범 <Make A Wish>를 발표했다. 앨범 발매 후 대니정은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컨템포러리 재즈 차트에 올라 국내외에 ‘색소폰니스트 대니정’을 알릴 수 있었다.
명성을 얻게 된 후 변한 것은? 없다. 빌보드 차트가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지 색소폰니스트로서 걷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무대에서 ‘색소폰 연주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색소폰을 통해 노래 부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습할 때 마다, 닮고 싶은 이의 창법을 흉내 내며 ‘대니정의 목소리로 이 곡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한다.
‘연습벌레’인 대니정. 그 정도 자리매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습에 열심인 이유가 궁금하다.
“예전에는 내 음악적 욕심을 위해 연습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연습해야만 하는 이유가 ‘관객’으로 바뀌었어요. 제 소리를 들으러 시간과 돈을 기꺼이 투자한 관객들에게 점점 발전하는 실력을 보여주어야 하잖아요.”

색소폰으로 전하는 신앙고백, 찬송가 앨범
대니정의 색소폰 실력은 찬송연주로 길러진 실력이다. 색소폰니스트가 되기 이전부터, 목회자인 아버지의 교회에서 주일마다 색소폰으로 찬송을 연주했었다. 활동을 시작한 후부터는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교회나 교계행사에 자주 초청 되었지만, 자신의 연주곡 중에서는 마땅히 연주할 곡이 없던 터였다. 그러나 이제는 찬송가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적극적으로 공연할 수 있게 됐다.
“찬송가 앨범은 모든 것을 100%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죠. 그런데 이렇게 다짐하고 나자, 하나님께서 저의 내려놓음을 오래도록 기다려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찬송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랑의 노래이면서, 전 세계인에게 알려진 휼륭한 음악 장르죠. 어느 곳에서나 색소폰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어요.”
대니정은 많은 찬송 중 색소폰으로 연주하면 더 좋을 법한 곡, ‘오 신실하신 주’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등 총 10곡을 선별해 앨범에 담았다.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음색을 가진 색소폰으로 노래한다”는 대니정. 그래서 이번 찬송 앨범은 하나님께 전하는 그의 신앙고백이자 사랑의 고백이다.

박성희 기자



<대니정 - all about hymns> (인피니스 기획) -앨범사진있음
대니정의 색소폰 찬송가 연주 앨범. ‘오 신실하신 주’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등 총 10곡이 담겨있다. www.dannyjung.com에 방문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니정은?
1974년생이며, 어린시절 목회하시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했다. 버클리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 첫 싱글 앨범 <Reflections>를 발표한 후,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오르면서 색소폰니스트로 명성을 얻었다. 정규앨범 발표와 라이브 콘서트, 굴직한 음반들의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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