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회복’ 주인공 아미 오르티즈 가족]

이스라엘의 메시아닉 쥬(유대인 그리스도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회복’이 기독교 영상물로는 드물게 1월 14일 대중 극장에서 개봉했다. 개봉을 앞두고 ‘회복’의 주인공 아미 오르티즈를 비롯해 그의 부모 데이빗 목사와 레아 사모가 방한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과 만났다. 그들은 영화 속 끔찍한 일을 겪은 이들로는 짐작도 못할 만큼 밝은 미소로 또박또박 “예루살렘의 구원 평안을 위해 기도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01. 폭탄소포

2008년 3월 당시 16세인 아미 오르티즈 집에는 정체불명의 소포가 배달됐다. 과격파 정통 유대인 청년단체가 보낸 폭탄소포였다. 그 사고로 집안은 화염에 휩싸였고, 아미는 살점이 군데군데 날아가 뼈들이 드러난 채 전신화상을 입고 말았다. 이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 아미의 집에는 네 명의 랍비가 찾아왔다. 그들은 데이빗 목사에게 “계속해서 예수를 전도하면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해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웬일인지 그의 얼굴을 촬영해갔다. 얼마 후 마을의 모든 가정과 식료품점, 관공서 등 곳곳에 전단지가 뿌려졌다. “이스라엘인들이여 조심하라!”는 제목 아래 데이빗 목사를 비롯한 8명의 그리스도인들의 얼굴을 마치 수배자처럼 편집해 놓았다. 그 전단지를 손에 든 데이빗 목사는 경악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통 유대인들의 핍박 속에서도 마을에 메시아닉 쥬들이 8명이나 있음을 알려준 셈이라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02. ‘십자가 사건’

서구 세계의 역사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인 자’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십자가 사건’ 100년 후 부터 유대인들을 향한 기독교의 핍박이 시작되었다. 무력으로 유대인을 개종시키려 했고, 십자가 전쟁 때는 유대인들을 건물 안에 가두고 불을 질렀고, 급기야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 독일이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했다. 실제로 나치와 관계된 이들은 기독교 이단이었지만 유대인들은 기독교이든, 가톨릭이든, 이단이든 구별하지 않았다. 그들 눈에는 모두 가슴에 십자가를 새긴 옷을 입고 “예수의 이름으로!”를 외치는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기독교 역사 2000년을 통 털어, 기독교인들은 항상 유대인을 핍박하고 유대교의 전통을 뿌리 뽑으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통 유대인들은 자국을 방문한 유럽인 중 기독교인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을 향해 “유럽인의 손에는 유대인의 피가 흥건하다!”고 외치곤 한다. 갈릴리 호수, 겟세마네 동산, 팔복교회 등 예수의 숨결과 목소리가 닿은 예루살렘 땅에는 더 이상 예수를 찬양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03. 만반의 준비

정통 유대인들은 데이빗 목사와 같은 교회 지도자들을 “범죄집단의 우두머리”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매주 그들 집 앞에 모여 데모를 하며 돌을 던지곤 한다. 경찰도 그들을 제압할 순 없다. 막아 보려고는 하지만 수년 동안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방관하곤 한다.
데이빗 목사는 외출할 때면 항상 차량의 곳곳을 살핀다. 폭탄이 설치되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도 주의해서 사용하며, 특히 차량 이동 중에는 휴대폰을 꺼놓는다. 정통 유대인들이 위치를 추적하여 폭탄을 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예배 중에도 예배당 구석구석을 살펴야 한다. 언제 폭탄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데이빗 목사는 “매일, 매 순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내가 믿는 예수님이 그들보다 더 크고 강하기 때문”이라는 고백이다.


04. 더 큰 ‘기적’

 30년 전 이스라엘에 메시아닉 쥬는 3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수가 1만 4천 명에 달한다. 지난 2000년 동안 예수에 대해 완악했던 유대인들의 마음이 최근 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메시아닉 쥬들은 “이것이야말로 홍해가 갈라지고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것 보다 더 큰 기적”이라고 말한다. 2000년 동안 핍박과 상처를 준 기독교를 향해 마음 문을 열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밖에는 설명이 불가하다는 이야기이다. 체스클럽을 운영하는 어느 메시아닉 쥬는 “성경을 무료로 준다”는 문구를 새긴 전단지를 마을에 배포했다. 신약성경을 읽고 싶거나, 예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전단지를 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 자살 직전에 놓인 이들, 기독교에 호기심을 가진 이들 등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체스클럽을 찾아왔다. 물론 정통 유대인들의 협박도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소수의 메시아닉 쥬들은 “유대인들은 예수가 메시아인줄을 모른다”며 “동족에게 예수를 소개하고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들의 사랑과 긍휼, 생명을 건 복음 전도가 유대인들을 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05. 중보기도

사고 직후, 아미의 생명은 위태로웠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어 대수술에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폭탄소포 테러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려졌고, 곳곳의 그리스도인들은 중보기도를 약속했다.
수술 후 다음날 담당 의사는 아미의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미의 몸은 완전히 정상입니다.”
사고 후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당시 소포를 문 앞에 놓고 간 인물의 ‘형상’이 찍힌 CCTV 등 여러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경찰은 체포를 미루고 있다. 정통 유대인들의 압력으로 아주 명확한 증거가 아닐 경우에는 무죄 판결을 받기 쉽고, 그럴 경우 제2, 제3의 폭탄소포 테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미는 사고 후유증으로 왼쪽 팔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가끔씩 불에 타는 느낌에 휩싸이기도 한다. 또 사고 당시 몸 곳곳에 박힌 금속 파편은 평생 빼낼 수가 없다. 아미는 아직 커서 무엇이 될지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알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이 “사고 전이나 사고 후나 변함없이 창조주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자신의 소명”이라고 고백한다.

 박성희 기자
사진제공=박정현 기자(크리스채너티 투데이)


영화 ‘회복’은?
과격파 정통 유대인 청년단체가 보낸 폭탄소포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아미 오르티즈 사건’ 등 핍박받고 있는 메시아닉 쥬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홈페이지(www.restorationthemovie.com)를 방문하면 상영시간 및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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