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만든 불씨

이번 주에는 껀의 고향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그의 삼촌에게 예수님을 소개했지만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차일피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이 될까 싶어 동행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삼촌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온 목적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복음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고 있다면서 언제든 예수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전도하기 쉬운 사람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껀의 영향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껀은 이 마을에서 결혼할 때까지 살았습니다. 자녀가 생기면서 생활에 쪼들렸고 농사만으로 생존할 수 없어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가 찾아간 곳은 할머니가 살고 있는 조금 더 큰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농사만 짓던 사람을 채용할 곳은 없었던 겁니다. 생계를 위해 이사까지 왔지만 허송세월하는 날만 길어지고, 그러면서 그의 마음도 불안해졌습니다.

그때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 청년은 어떤 막노동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판매 일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팔아야 할 물건은 마약이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지만 당장 생계가 위협받던 상황에서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는 그 청년의 제안대로 마약상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마약에 점점 빠져들어 중독 상태까지 이르렀습니다.

다리가 된 할머니

빠용 전도사는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로 갔다가 돌아와 이 마을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려고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를 몇 차례 만나 복음을 전했습니다. 할머니는 믿지는 않았지만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기회만 되면 찾아가게 되었고, 어느새 둘은 친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빠용 전도사는 심방을 갔습니다. 그리고 껀이 같이 생활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어 그를 만나려고 수시로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껀은 전도사가 찾아올 때마다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습니다. 죄책감 때문인지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둘은 대면하고야 말았습니다.

완전한 회복

빠용 전도사는 첫 만남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껀은 자신은 그런 종교적인 것들과 관계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듣는 순간 두려움과 죄책감과 마음의 짐들이 한순간에 다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모든 족쇄로부터 자유하고 싶어 발버둥치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그날 예수님을 만났고, 짓눌렸던 모든 것들로부터 해방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날로 그는 마약상을 그만두었고, 마약도 끊었습니다. 한동안 금단현상으로 괴로워하면서도 다시는 옛 생활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후유증도 완전히 회복되어 정상적인 삶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삼촌도 그의 인생 스토리를 들었던 것이고, 그래서 복음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았던 것입니다. 복음은 껀을 마약상에서 가장 감동을 주는 전도인으로 바꾸는 능력이었습니다.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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