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운전사

찰리는 방콕의 복잡한 골목을 누비며 물건을 배달하는 UPS(화물 운송 서비스) 운전사였습니다. 가난한 태국 북동부 지역에서 태어나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어 대도시로 오게 됐습니다. 처음 방콕에 도착했을 때는 아는 사람도 없고, 특별히 배운 기술도 없어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홈리스처럼 살면서 어떤 일이든 달려들어 했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라도 모조리 찾아다니며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기적같이 들어간 곳이 UPS 배달이었습니다. 교통체증은 물론 길이 복잡하기로 유명한 방콕 거리를 운전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자신의 몸무게보다 몇 배나 더한 상자들을 엘리베이터도 없는 사무실로 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었던 것은 돈을 번다는 기쁨 때문이었습니다.

천사와의 만남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길거리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데,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인근의 교회에서 복음을 전하러 전도팀이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 무리 중의 한 명이 그녀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겉모습은 신경도 안 쓰고 친절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사실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녀만이 마음에 끌려 억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요구대로 모든 것을 따라 했습니다.

그의 긍정적인 반응에 그녀는 만남 약속을 먼저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목적은 달랐지만 그런 만남은 한동안 지속됐습니다. 그녀는 오직 성경을 가르치는 데에만 집중한 반면 그는 그녀의 호감을 끌어내는 데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성경말씀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이 지친 그를 지탱케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신앙도 깊어지고 둘의 사랑도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둘은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아내가 결혼 조건으로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예수를 잘 믿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것뿐이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

둘은 신앙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며 하루하루 인생 최고의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신앙 좋은 평신도로 사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목회자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자신을 신앙으로 인도한 아내이지만 그것만은 들어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에 비해 신앙도 깊지 못한 자신이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루는 아내를 태우고 일을 갔습니다. 임신한 아내가 답답해 할까봐 배려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 교통사고가 납니다. 트럭이 미끄러지며 몇 바퀴 굴러 반대편 큰 나무와 부딪혔습니다. 트럭은 폐차를 해야 할 정도로 처참히 부서졌고, 임신한 아내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때 찰리의 입을 통해 나온 첫마디는 아내와 아기를 살려주시면 목회자가 되겠다는 기도였다고 합니다.

둘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엄마도, 아기도 무사했습니다. 그는 기도한대로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을 한 후 작은 마을에서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찰리 목사는 병들고 나이든 분들만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서 목회하지만 자신이 가장 행복한 목회자라며 좋아합니다. 이제는 ‘복음 배달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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