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들의 만남

탄(가명)은 태국 북동부 지역의 대학교 4학년 남학생입니다. 그는 졸업 후 유명 휴양지에 있는 식당이나 바에서 일하려고 재학기간 동안 영어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이번 여름에 영어실력을 키울 기회를 갖게 됐는데, 미국의 대학생들이 영어 캠프를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영어캠프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셉(가명)을 만났습니다. 조셉은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단기선교에 참여한 미국인 형제입니다. 조셉은 열정을 가진 탄을 다른 학생들보다 더 관심을 갖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났을 무렵, 탄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그 빈도가 점점 잦아지더니 밤마다 수십 통의 문자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학생과 선생과의 관계, 또는 친구 관계를 넘어선 내용이었습니다. 동성애자였던 것입니다.

동성친구의 연애편지

조셉은 물론 팀 리더들도 충격을 받고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알아보니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이 몇이 더 있었습니다. 아무리 동성애 문제가 만연한 나라라고 하지만 대도시가 아닌 이곳에서, 그것도 대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미국 학생들은 선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조셉도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후속관리를 위해 매주 캠퍼스 모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대학생들이 떠났기 때문에 참석하는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고, 주로 친교하며 성경을 토론하는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가장 기피인물이었던 탄이 모임에 계속 참석을 했습니다. 그것도 누구보다 열심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임에 나왔습니다.

성 정체성의 변화

모임을 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성경을 배우겠다는 사람을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인내하며 모임을 이끌고 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 날이 늘어났고, 옷차림도 달라졌습니다. 남자가 남자처럼 다니는 것을 변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슬픈 일이지만 탄에게는 인생의 전환 같은 변화입니다.

모임에 와서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도 변화가 보였습니다. 내면 깊은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성경 말씀을 듣고 토론을 하며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의 변화의 소식을 누구보다 기뻐한 것은 조셉입니다. 이곳에서 받은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 선뜻 나서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그를 진정한 친구로 만나고 싶어 합니다.

성 정체성의 문제는 변화되는 사례가 극히 적다고 들었지만 주님께서 만지시면 기적은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꺼려했지만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인 탄을 품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지만 언젠가 창조된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와 똑같은 정체성 문제로 갈등하는 다른 친구들을 돕는 영적인 리더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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