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학생

대학에서 여름 영어캠프를 하면서 니파트라는 학생을 만났습니다. 그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학교생활에서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학생이었습니다. 외모도 시골 냄새가 풀풀 나는 사람인데다 호감형이 아니었습니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대학생들이 그런 친구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이런 친구들의 반응을 모를 리 없는 그는 공동체 생활에서 점점 멀어졌고, 학업에도 흥미를 잃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잠을 자거나 아예 참석하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성적은 낙제를 겨우 면할 정도였고, 선생님들도 그런 그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습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아이

이 대학에서 영어캠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대학생들이 두 달 동안 체류하면서 진행하는 이 캠프를 통해 한 명이라도 더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 지역은 가난하고 낙후된 곳이어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통역을 구할 수 없어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이 그룹에 필수적으로 참여해 줘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공포심마저 있었습니다.

그때 눈에 띈 학생이 니파트였습니다. 그는 공부에 흥미를 잃고 주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영어로 된 영화를 많이 보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생겼던 것입니다. 거의 유일하게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이다 보니 캠프를 진행하는데 그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사소한 일거리부터 프로그램 진행에 이르기까지 니파트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니파트는 은둔 학생이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리더처럼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영어 실력도 빠르게 향상됐습니다.

그의 변신을 두고 가장 놀란 것은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나타나지 않던 그가 캠프에서 완전 다른 모습을 보이자 소문은 대학 전체로 퍼졌고, 다른 선생님들이 구경 오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골칫거리였고, 낙제자였고, 모두가 포기했던 학생이었는데, 캠프에서는 다른 얼굴로 바뀐 겁니다.

변화는 진행중

니파트의 변신은 영어 실력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예수를 알게 되었고, 그 다음 주일부터 스스로 교회에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미국 대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그랬을 거라 여겼지만, 영적인 갈망이 진심이라는 것을 시간이 가면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소원했던 친구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회복해 갔습니다. 그의 성격도 더 친절하고, 더 인내심이 있고, 더 겸손한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를 외면했던 친구들도 차츰 그의 잠재력을 인정했고, 그의 열정과 변화에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불과 몇 주 만에 니파트는 외롭고 무시당하던 소년에서 인정받는 학생이자 지도자로 변신했습니다. 비록 모든 친구들이 아직은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지만, 그의 헌신과 진심이 더 많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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