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기대와 기대 사이 - 창업 청년 위한 공간…수원중앙교회의 ‘예닮공감’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 30대의 우울 평균 점수와 우울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전문가들은 사회적 고립도가 커진 청년들을 위해 맞춤형 심리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어른이 되었으나 자립이 힘든 현실, 코로나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 속에서 청년들에게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예닮공감 탄생
이러한 가운데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한 청년들을 위해 사무공간을 저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는 교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수원중앙교회(고명진 목사)는 지난 2016년부터 청년 자립과 창립 지원을 위한 공간 ‘예닮공감’을 마련해 청년들에게 제공해온 것.
“높은 임대비용으로 창업을 망설이는 청년들이 있다면 교회가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작도 못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고명진 목사의 아이디어로, 교회 청년들에게 공간을 저비용으로 제공하면 미리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그 다음 과정으로 건너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리고 그 일에 교회 성도들이 힘을 합하게 되었다.

저렴한 월세로 창업 지원
그렇게 마련된 예닮공감은 교회 인근 건물 2개 층에 264㎡ 규모로 카페와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창업지원센터는 5개의 사무실을 갖추고 있으며, 창업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월 1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게 했다. 여러 명의 청년들이 그 공간을 거쳐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여 자립해 나갔고, 현재는 3명의 청년이 사용하고 있다. 카페는 처음에는 청년 사업가 육성을 위해 교회 지원으로 청년들이 운영하다가 모두 자립한 상태이며, 현재는 박한재 권사가 카페와 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교회가 보조 지원한다.
청년부 이광수 목사는 “주중에 창업 청년 사무공간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주말에는 워십댄스팀 및 캄보디아인 예배실로 사용하면서, 지난 5년 동안 이 공간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청년들을 지지하는 이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박한재 권사는 “이곳에서 잘 훈련받은 청년들이 다른 곳에 가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을 계속해서 지켜보았다. 청년들에게 있어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있지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징검다리
현재 창업지원센터 사무실을 쓰고 있는 청년은 플로리스트 이은정 씨, 리뷰 관련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정지구 씨, 코딩 교육가 양준모 씨.
정지구 씨는 “영상 관련 직장을 다니던 중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 공간을 소개받아 정말 기쁜 마음으로 2019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임대료 부담을 줄여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작업물 완성도를 빠른 기간 안에 높일 수 있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코딩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양준모 씨도 “직장을 다니며 프리랜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공간을 만나게 된 후 창업할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창업을 하기 전 이 공간에서 코딩이 필요한 청년들을 돕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도왔던 청년들이 모두 취업에 성공했다며 기뻐했다.
교회가 청년들을 돕고, 청년들은 다른 청년들을 돕는 사랑의 선순환이 일어난 것. 바로 ‘징검다리’가 놓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누군가를 위한 지지와 지원은 성과가 빨리 보이지 않아 지치거나 실망할 때가 있지만 응원이 주는 힘은 분명 남는다. 그리고 느려도 반드시 누군가는 그 응원으로 일어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되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