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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서 만나는 ‘사람 사이의 감동’
특집 : 감동산책 - 감동은 번지고 움직인다
[256호] 2021년 07월 01일 (목) 편집팀 @

SNS에 감동적인 이야기가 올라오면 정말 삽시간에 퍼진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그 이야기를 퍼다 나르고, 그림, 영상 등 2차 창작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심지어는 그 이야기를 접하고 감동받는 것으로 멈추지 않는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고난을 극복하거나 선행을 베푼 이에게 칭찬샤워를 퍼부을 뿐 아니라 경로를 찾아내어 선물을 보내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또한 이야기 속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자신이 도움 받은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사람들을 통해 감동받으면 또 다른 감동이야기를 쓰는 걸까.
한 연구에 따르면 ‘감사, 공감, 감동과 같은 감정은 이웃, 직장 동료와 같은 사회 구성원에게 더 깊이 헌신하게 만든다’고 한다. 유대감이 한층 더 강화되게 되며, 타인과 친밀하고도 강력한 관계를 맺고자 나선다는 것이다. 감동은 번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감동되는 이야기는 많이 접할수록 좋다.


#1. 우리가 십시일반 하면 어떻겠습니까?
전라도에 한 기독교 학교가 있다. 선교사들의 수고와 땀으로 세워진 학교로, 목회자, 사회복지가, 의료인, 예술인, 상담가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을 길러내고 있다.
2000년대부터 급감하는 출산율로 인해 대학가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로 학교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서울에서 멀수록 학생 모집이 잘 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학생들은 반 토막이 되었지만 여전히 수도권은 입시 과열이고, 지방은 생존의 위기 앞에 놓여있다.
어려운 재정 형편으로 인해 전임교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초빙교원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초빙교원은 방학이면 급여가 없었다. 그런데, 이 학교의 한 시니어 교수가 동료 교수들에게 제안을 했다.
“방학 때 급여를 받지 못하는 교수님들을 위해 우리가 십시일반 하면 어떻겠습니까?”
교수들은 만장일치로 이 일에 참여했다. 매달 급여의 일부를 기금으로 내놓고, 그것들을 모아 방학 때 급여가 없는 후배 교수들에게 나누었다.
생존의 위기 앞에 있는 지방의 한 작은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이런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이분들의 모습에서 타인의 아픈 처지를 마치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능력을 본다. 그렇게 몇 해 전에 시작된 ‘십시일반’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 한다.

#2. 네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어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구순구개열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다. 요즘이야 의학기술의 발달로 회복할 수 있지만, 아이가 자랄 때는 그런 기술의 혜택은 없었다. 아이는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았다. 늘 소극적이었고,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부모를 원망하며 자랐다.
그러다보니 부모에게는 걱정거리였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는 ‘세상사람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나갔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청각테스트를 했다. 당시 청각테스트는 교실 한 구석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반대편에서 선생님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었다. 잘 따라하면 청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아이들은 우렁차게 선생님의 말을 따라하였다. 이윽고 아이의 차례. 소심하게 앉아서 선생님의 소리를 기다렸다.
그런데, 선생님이 말을 한 후 아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고개를 푹 떨구고 어깨를 들썩였다. 친구들은 ‘귀도 안 들리는가 보다’며 수군거렸다. 그러다 아이의 입이 열렸다.
“정말이에요?”
선생님은 아이의 말뜻을 헤아려 큰 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럼, 그렇고말고. 나는 정말 네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어.”
선생님의 말은 아이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녀는 자라서 자신과 같이 어려운 시절을 보낸 아이들을 상담하고 돌보는 사람이 되겠다 했고, 그 꿈을 이루었다. 그녀는 바로 미국의 심리학자 앤 그루델이다.

#3. 원하는 만큼 다 가져가렴
강원도 원주에 살던 한 고등학생. 유치원 시절부터 극장 앞에만 가면 괜히 가슴이 벅차오르며 기분이 좋아졌던 그 소년은 극장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새벽이면 몰래 뜯어와 보물로 간직하고 있었다. 잘못인 줄 알아도 그 좋아하는 포스터를 가슴에 품고 집으로 전력 질주할 때면 가슴이 진짜 터질 것 같았다고.
“그러던 어느 날 포스터를 뜯다가 극장 스태프 분한테 딱 걸린 거예요. 제 덜미를 붙잡더니 그동안 네가 포스터 뜯었던 거 다 보고 있었다며 극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셨어요.”
크게 혼이 나겠구나 긴장하고 있던 순간 아저씨는 영상실 창고의 불을 탁 켰다. 그랬더니 그 극장이 개관한 이래로 지금까지의 모든 포스터들이 책장에 빼곡히 정리가 되어있었다.
“원하는 만큼 다 가져가렴.”
“망설임 없이 오랜 시간 그걸 다 챙기는 동안 아무 말도 안 하시고 저를 기다려주셨어요 그리고는 ‘왜 포스터가 좋냐’고 물으셨지요. 저는 포스터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지금 미대입시 준비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나중에 미대 합격하고 찾아가 감사인사를 드렸지요. 그분이 영화 <시네마 천국>의 알프레도 아저씨고, 제가 토토인 그런 느낌이 들었지요.”
소년은 후에 유명한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가 되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디자인 물을 작업하는 최지웅 그래픽 디자이너의 이야기.
“지금도 그 포스터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분명 잘못된 일이었지만 마냥 혼나기만 했다면 또 다른 이야기로 되었을 텐데, ‘더 많은 포스터를 보여 주마’ 하며, 제 꿈에 귀를 기울여주신 어른 때문에 제가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4. “사람이 쓰러져서 살리고 와야 겠습니다”
서울 중계동 한 상가 앞 정류장으로 버스 한 대가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창밖에 펼쳐진 상황을 본 운전기사는 곧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람이 쓰러져서 살리고 와야겠습니다.”
거리에 한 60대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운전기사는 지체함 없이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지나니 눈동자가 돌아오고 숨도 돌아오는 것 같았다. 무릎까지 꿇고 다시 시작한 심폐소생술. 호흡과 의식을 되찾은 여성을 살핀 운전기사는 다시 손님을 모셔야 하니 행인들에게 이 환자를 돌봐 달라 부탁하며 일어섰다.
“아내가 뇌출혈로 몇 개월 전 죽었거든요. 항상 내가 만약 곁에 있었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저도 모르게 먼저 몸이 움직였어요.”
버스가 멈추어 있는 동안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뒤늦게 운행을 시작한 운전기사에게 모두들 인사를 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아저씨, 사람 살려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정리=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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