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은 대답한다. 왕비님도 예쁘시지만 백설공주가 가장 예쁘다고. 백설공주의 새엄마이자 한 나라의 왕비인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실망과 분노가 엇갈린 속에 그녀는 공주를 없애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가 되기로 한다.
비극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백설공주가 가장 예쁘다고 대답한 거울의 답변부터일까 아니면 거울만 들여다 볼 때부터 였을까. 엄마 잃은 가여운 아이의 따뜻한 엄마가 되어준다거나 백성들을 위해서 좀 더 마음을 쓰며 살 수 있었을 텐데.
“이들은 사회적으로 잘 적응하지 못하고 대인관계에서 호혜성을 수립하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자기 희생도 감당하려 들지 않는다. 어릴 때 자기가 특별하다는 거품이 빠지지 않은 아이는 타인이 항상 자신의 뛰어남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오만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 <나르시시즘의 심리학> 중에서

우리는 거울 속의 자신만 보고 살지 말아야 한다. 거울에서 눈을 떼어 주위를 둘러볼 때 세상은 다가와 말할 것이다. 그리고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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