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때때로 두려움을 느끼듯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회의감을,
누군가는 외로움을 느낍니다.

감정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픈데
아픈 마음더러 ‘아프지 마!’라고
소리 지르면 감정만 더 상할 뿐
말을 듣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내가 아직 죽지 않아서 그럴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겠지요.
우리가 주님 안에 있다면
이미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또 주님과 함께 산 자이니까요.

죽었다는 말이, 죽는다는 말이
‘나를 희생하겠습니다,
내 감정을 억누르겠습니다,
내 감정이 없는 것처럼 여기겠습니다,
내 존재를 없는 것처럼,
마치 내가 없는 것처럼
여기겠습니다’라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속에
여전히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인정하는 것,
이 감정, 이 아픔
주님께 올려 드리는 시간 속에
‘내가 주님을 바라봅니다’라는
고백은 아닐까요.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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