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은 추위가 오기 시작하면 높은 나무에서 떨어져 본다고 합니다. 자신의 몸이 긴 겨울을 지나기에 충분한 지방을 지녔는지 실험해보는 것이랍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준비가 필요한 건 달라지는 환경을 위해 면역력을 키우려는 것이지요. 어느 해보다 더 지혜롭고 강인해야 할 시절입니다.
지난겨울 구입한 작은 포인세티아가 여름내 푸른 잎으로 무성하더니 해가 짧아지자 빨간 잎새로 바뀌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모습으로요. 광합성이 어려워지는 계절인 줄 알고 식물 스스로 초록 엽록소를 없애고 붉은 색으로 되어 약한 빛을 흡수하는 거랍니다. 겨울을 견디려 나무는 단풍색으로 변해 끝까지 영양분을 쌓고 나중엔 수분 증발을 막으려 잎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네요.

이처럼 준비하는 일은 오늘의 몫을 바로 채우는 일입니다. 그래서 특집 ‘오늘을 어떻게 디자인할까’의 주제로 글들을 모았습니다. 오늘을 올바로 채우면 그 날들이 모여 힘이 될 수 있는 것이고 행복한 날들이 저장되어야 힘든 때를 너끈히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다시, 고전책방 코너에서 <위대한 개츠비> 내용을 읽으며 물질이 최고라고 여기는 현재의 모습이 인간의 오래된 우상이었음을 되뇌게 됩니다.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 물질에 얼마나 유혹되기 쉬운지 성경은 ‘안목의 정욕’이라고 따로 이름 붙였습니다. 지난달 <도레이의 초상>에 이어 겉으로 보이는 물질세계 이상의 생각을 하며 사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11월, 어두워지고 스산한 날씨에 영국인들은 ‘아무 낙이 없는 달’이라 부르는 이 시즌을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정성스럽게 만든 저희 아름다운동행을 잘 읽어주시며 한 구석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피드백도 보내주시면 ‘동행’의 맛을 더욱 나눌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따스한 무릎담요 덮으시고 좋은 글 읽는 복된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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