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좋은 때입니다. 춘분이 지나며 밝은 시간이 길어지니 활동을 많이 하며 기쁜 에너지가 올라옵니다. 그러나 몸은 이 기운에 바로 적응하지 못해 어려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팽팽하게 조이다’라는 라틴어 스트링게르에서 온 ‘스트레스’가 바로 이런 변화에 대처, 적응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긴장, 정서적 압박을 뜻합니다. 요즘은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환경 자극으로 여겨 그 무게가 가벼워졌지만 스트레스가 주는 부정적 영향은 다양하고 넓습니다. 이번 특집도 이와 연결된 삶의 고통을 다루며 여러 각도에서 조명했습니다.문득 베토벤이 산책을 좋
기대와 호기심으로 새로운 학기, 봄을 맞이합니다.처음 만나는 얼굴들 속에 약간의 흥분과 잘 하려는 다짐이 솟아나는 때입니다. 학교가 아니어도 교회의 새 구역원을 만나고 겨우내 닫았던 문을 열면서 달라진 환경을 확인하는 시간이지요. 드러내고 싶은 모습과 그저 지내기로 하는 자유로움 가운데 기지개를 켜보아요.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작은 좌절을 경험하게 하라는 전문가의 말처럼, 우리도 그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옆 사람에게 다가가면 어떨까요? 피할 수 없는 낯섦을 너무 생경하게 대하기보다 인생의 반 이상이 그런 면임을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너무 추운 날과 겨울답지 않은 날 속에서 새해 첫 달을 그냥 보낸 느낌입니다.무엇을 놓치셨나요? 별일 없이 지나갔다면 축하할 일입니다. 이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별 일이 없다니요. 혹, 슬픔을 맞이해도 그것을 온당하게 대하며 실패에서 새로운 면을 깨달을 수 있었다면 ‘소중한’ 시간을 지냈다 하겠습니다.삶의 소망을 헤아리는 법을 알고 싶다면 인생을 연극에 비유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을 기억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는가, 연출가가 무대에서 내려오라 할 때 어떤 자세로 마칠 수 있겠는가를 생
2024년, 새롭게 이어가는 날을 엽니다. 비슷한 날이지만 일 년씩 묶어보면, 꽤 다르게 느껴지는 날들, 그날의 시간을 잘 채우려 애를 씁니다. 한번 태어난 존재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고, 더러워진 옷을 새 것으로 갈아입듯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추구하니까요.‘어떻게’라고 물으신다면, 사랑을 풍성하게 하는 소통을 늘리기 위해 감각을 열어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진 것만 줄 수 있다.’는 현자의 말과, ‘우리 속에 있는 것이 바깥으로 나온다.’(마태복음 12장 34절) 하신 말씀을 따라 ‘속에 넣어야 할 것’을 찾아야겠
아기들이 스스로 엄마를 선택한다면 엄마의 어떤 면을 볼까요. ‘잘 웃는 엄마, 튼튼한 엄마’ 그리고 ‘요리 잘하는 엄마,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엄마’를 고른다고 이란 그림책에 나옵니다. 어쩌면 이 모두 아기 자신을 환대해주고 공감해줄 엄마를 찾는 것이라 보입니다.“그대는 여자 가운데 참으로 복되다” 한 축복의 말은 마리아에게 엘리사벳이 한 말입니다. 그럼, 하나님은 예수님의 어머니를 어떻게 택했을까요. 순종하는 자세에 평온한 성품을 기본으로 하고, ‘대담한 포용력’과 ‘하나님의 큰 뜻을 이룰 자신감’이 반드시 필요했으
가을이 깊어갑니다. 일찍 어두워지니 마음이 좀 바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운 햇살이 비치고 단풍이 남아있는 11월, 중순까지는 가을을 즐기기 좋을 겁니다.영국 코플랜드 지역, 샌턴브리지 마을에서는 매년 11월 세계 최고의 거짓말대회가 열립니다. 누구든 5분 동안 원고 없이 허풍을 떨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내 생애에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다’라든가, ‘우리 동네 순무는 워낙 커서 주민 모두를 대접할 수 있다’는 등 엉뚱한 웃음을 주는 식입니다.여기에서 ‘정치인’은 프로 거짓말쟁이로 구분되어 참여할 수 없다니, 이 또한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중에서우리 모두 지난한 여름날들을 지내고 여기 서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힘겨운 시간들이 지나자 예상대로 가을날은 촘촘히 분주하게 지나갑니다. 늘 아쉬운 높고 푸른 하늘 그 아래 싱그러운 바람 속의 숲길, 바다를 만져볼 수 있을는지요.생활의 우선순위에 밀려, 때론 번잡한 곳을 피하려 다 양보하게 되고 마는 계절 나들
동네마다 울려 퍼지던 매미 소리가 무더위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우렁찬 소리가 멈추니 귀뚜라미와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찬 기운이 한줌씩 창으로 들어와 사각거리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모으게 합니다.삶에 불쑥 나타나는 어려운 일들을 보며, 하나하나를 비켜서 ‘오늘’을 맞이함이 은혜로 여겨집니다. 우리의 가을이 이렇게 시작됩니다.지난달 있었던 ‘클래식 레볼루션’ 연주회에서는 미국의 작곡가이며 지휘자로 격식을 벗고 청중에게 다가간 레너드 번스타인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늘 함께 거론되는 카라얀의 권위와 카리스마와 달리, 수
휴가철입니다. 벌써 다녀오신 분들과 이제 떠날 계획을 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선물’인 자연 속 쉼과 충전이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끈끈한 날씨에 이런저런 후일담을 펼칠 때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길 바라면서요.무해한 자랑이 있을까요?남이 화려하거나 너무 행복해 보이는 말을 할 때 덩달아 기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보편을 넘는 듯한 모습에 ‘의로운 잣대’를 대며 ‘안정된 사회의 일탈자’로 여기게 되기 때문이라네요.‘지나친 혜택’, ‘합당치 않은 이득’이 아닌가 하는 느낌인데, 윤리적인 사람일수록 이것을 더
요즘 직원을 뽑을 때 먼저 보는 면이 ‘개방성’이라 합니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며 잘 어울리고 주변을 돕는 자세를 갖기 때문입니다.이 말을, 여름을 앞둔 우리 삶에도 적용해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가까운 이와 더 가깝게 지내게 되는 여행에서도 우리 각자 바라는 마음은 비슷하게 “열린 마음”일 겁니다. 또 집에 있을 때에도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 개방성 있는 쿨한 자세로 여름을 지내기로 마음먹어야 합니다.일상 속 미묘한 괴로움(괴롭힘)이 우리 뇌를 지치게 한다는 글이 나와 있습니다. 뇌가 지쳐
아름다운 5월을, 주께서 지으신 자연 만물 속에서 숨 쉬며 맞이합니다.어디를 보아도 주의 세계에는 ‘직선’이 없습니다. 완고한 각진 날카로움이 안 보입니다. 산의 능선, 바다 물결, 나무의 잔잔한 선, 하늘의 구름, 땅의 돌들, 해와 달과 별. 자연의 선을 보면 마음이 보드라워집니다.색채는 또 어떤가요? 푸르고 희고, 초록, 연두를 바라보면 눈이 시원해지며 안정이 오는 것을 느낍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찬양이 절로 나옵니다. 고층 건물의 도시 속에도 나무와 산들이 있어 다행입니다.그러면서 질문해 봅니다.사람도 자연
가지마다 물이 오르며 제각각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이 봄, 어떻게 봄 마중을 하고 계십니까?조물주 하나님의 청사진 안에서 모두들 제 역할을 하느라 애쓰는 모습이 귀하고 아름답습니다. 붉게, 초록으로 올라오는 생명의 잔치.그중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새봄맞이입니다. 모든 남은 날 중에 가장 젊은 이 시절, 너무 힘든 일이 없다면 사랑하며 부드러운 말을 나누기에 가장 적합한 때가 지금일 겁니다.마음에 ‘순수함’이 남아있다면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일은 나이가 몇이든 다시 가능하다고 말합니다(조슬란 소시에). 큰 화
단단하게 곧게 서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조용히 알려주는 나무. 우리는 그저 스치며 쳐다보았지만, 벌거숭이로 차가운 겨울을 지낸 나무들은 따스하게 길어진 햇볕을 흠뻑 받으면서 다음 모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9·11 테러로 폐허가 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잔해 속에서 사람들은 초록 잎사귀를 달고 있는 기적 같은 배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습니다.30년 된 그 나무는 검게 그을린 상처를 가진 채 안전한 곳으로 옮겨져 돌봄을 받게 되었고요. 새로운 곳에서 10년의 세월을 지내며 배나무는 다시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끔찍했던 자리가 힘겹게
늦추위가 매서운 가운데 입춘을 맞습니다.영하 15도에서 영상 35도까지, 습도 10%에서 90%의 큰 변화 속에 잘 적응하며 일 년을 돌아가는 우리가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거기에 전쟁과 물가 오름의 상황까지 버텨내며 우리 마음과 육체를 지키는 탄력성이 놀랍습니다. 이런 말로 안부의 말씀을 전합니다.“지난달도 잘 지나오심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2월, ‘선생님’을 특집으로 준비하면서 중복장애의 헬렌 켈러를 보석같이 빛나게 한 앤 설리번 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헝클어진 마음과 고집스런 아이를 잡아 사회운동가가 되기까지 키운 인내와
동해로 달려가 해 뜨는 아침을 맞아보셨습니까. 이른 아침, 바람을 맞으며 어둠에 서 있는 시간은 ‘세월이 빠르다’는 말과 다르게 꽤 느리다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지구의 자전속도’를 몸으로 느끼며 서 있는 시간. 오들오들 떨며 문득 교과서에서 보았던 ‘동명일기’(東溟日記)를 떠올립니다.‘행여 일출 못 볼까 하여’‘달빛이 사면에 조요하니, 기생과 비복이 다 이를 두드려 떠니’‘붉은 기운이 퍼져 하늘과 물이 낙막하여 그저 돌아가려 하다가’‘물 밑 홍운을 헤앗고 큰 실오리 같은 줄이 붉기 더욱 기이하며 맑고 통랑하기는 호박도곤 더 곱더
크리스마스는 아이에게도, 어른이 되어도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12월,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캐럴을 불러봅니다.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의 그림처럼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잠든 아이들 방을 보면서 산타가 되어 좋아할 선물을 갖다놓고 싶어 목록을 적어봅니다.그랜마 모지스는 1870년대에 농장에서 가정부로 살아왔습니다. 나이 들어 틈틈이 수놓던 일을 관절염으로 할 수 없게 되자 대신 어릴 적 농장 주변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우리도 그런 따스한 이야기가 있는 크리스마스를 그려보자고 제안
추워지는 날씨 속에 ‘빵이냐 난방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천연가스와 원유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시작된 충격이 물가를 자극해 우리 생활 곳곳을 힘들게 합니다. 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경제적 어려움의 자리들, 그 안타까움이 이완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이런 때 재생에너지로 27년 전부터 에너지 생산을 늘려온 독일의 작은 마을 펠트하임 얘기를 듣습니다. 풍력 발전기 설치부터 태양광, 소똥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에너지 자립을 넘어 에너지를 판 이익으로 수익금까지 함께 나
하늘과 바람, 햇살을 듬뿍 즐기고 계시는지요?한국의 10월은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하늘과 구름을 보며 탄성을 내게 하고,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삶이 아름답다고 느끼게 합니다. 풍경의 아름다운 선을 따라 마음을 따르다보면, 자연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며 놀라운 생각도 하게 된다고 합니다.우리의 경험과 감상은 어떤 지식으로도 진정되지 않아 욕망은 ‘풍요’를 향해 이렇게 달려갑니다. 그런 중에도 문학을 가까이 하면 자기 한계에 멈추는 에고(ego)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모리스 블랑쇼). 그러면서 문학은 최고를 좋아하는
여기저기 쏟아진 폭우와 무더위로 힘겨웠던 날들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회복되어야 할 자리가 있는 중에 9월을 맞이합니다.가장 밝은 보름달을 맞는 추석에 우리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달을 향해 너무 빠르지 않게 달려가고 있어서 올해는 달을 좀 더 친근하게 바라봅니다. 아폴로호가 달에 처음 착륙한 이래 6번이나 발자국을 남겼지만 아직 알려진 것은 별로 없는 달, 지구를 도는 가장 큰 위성인 달. 우리의 다누리호는 천천히 달리는 우주선으로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져다 줄 듯합니다.살가운 바람 속 다시 옷을 차려입으며 우리 자신의 시
일 년 중 ‘하지’ 즈음이 가장 좋은 기분을 느끼는 때라고 합니다. 그것은 낮 시간이 길고, 만남이 많으며, 여름휴가를 생각하기 때문이라네요. 햇빛이 그만큼 우리를 밝게 하고, 누군가와 함께 여유를 누리는 시간이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그런 때를 맞아 기대가 부푸는 요즘, 휴가와 방학을 ‘새로운 채움’의 기회로 삼자고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기 좋은 여유로운 시간에, 또 다른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재능’을 부추겨 보자구요. 내가 무얼 해보고 싶어 했나, 무엇을 할 때 좋은 마음이었나.월드스타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