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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황경 박사의 6.25 유엔군(영국) 한국파병 역할 이야기
특집 / 이야기를 붙잡다
[244호] 2020년 06월 01일 (월) 박에스더 기자 hipark@iwithjesus.com
   

6.25 한국전쟁 70주년이다.
일제 치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감격과 혼란의 와중에 다시 터진 6.25전쟁은 대한민국 전체를 공포와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해방 이후, 아직 모든 면에서 자리 잡히지 않은 혼란기에 만난 절망감이 어떠했을까.

그 당시 한국은 ‘독립국’으로 세계 속에 존재가 없던 때였다. 국제연합(UN)이 나서서 참전을 결정하고 각 나라가 참여해야 하는 급한 상황이었지만, 정작 파병해야 하는 서구 여러 나라들에 한국은 너무도 낯선 나라였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에 시급히 알려야 했지만, 우리는 터진 봇물에 우왕좌왕하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 중’이었다.
이때, 미국에서 인구문제 연구(록펠러재단 지원/프린스턴과 콜롬비아대학에서)를 마치고 막 유럽을 방문 중이던 고황경 박사는 영국UN협회의 공식제안을 받아, 아시아 동쪽의 알려지지 않은 나라 ‘KOREA’의 상황에 대해 영국의 한국참전과 지원을 촉구하는 홍보강연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언제나 큰 일 뒤에는 우연 같은 필연의 이야기가 있다.
당시 고황경 박사는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했기에 유럽을 배우러 3개월의 일정을 잡고 막 시작한 유럽 여행 사흘째였던 날, 노르웨이에서 6.25 전쟁 소식을 듣게 된다. 영국 신문과 방송(BBC)을 보다가 우연히 영국부인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 영국부인(영국UN협회 본부이사)에게 제안을 받게 된다.
지금 영국이 한국전쟁에 파병하려는데, 영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설명해줄 사람이 필요해서 시급히 찾는 중이다, 당신이 이 일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영국UN협회는 이렇게 급히 적임자를 찾아, 일사천리로 영국 전역을 순회하며 한국과 한국 상황을 알리는 홍보강연자로 3개월간 일하게 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을 돕자는 UN회의가 열리던 감흥의 현장과 영국UN협회 회의를 앞두고 위원들에게 급히 한국 상황을 설명하던 때를 고황경 박사는 특별한 감격으로 회상했다. 또 해외에서 이렇게 고국을 위해 도울 수 있어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고 후일담을 남겼다,
고황경 박사가 영국에서 강연했던 내용의 중심은 이러했다.

첫째, 지금 전쟁을 만나고 있는 한국은 일제 침략 36년을 겪었고, 그 이전에는 유구한 역사와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이 부분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이 그들의 조선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문화 수준을 야만시하도록 선전해 놓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둘째, 유교권 동양3국(한국, 중국, 일본)의 정치윤리와 일제 침략에 대해. 특히 일본이 군구주의화 하면서 우리의 윤리를 파괴하려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

셋째, 남북분단 상황은 한민족의 문제가 아니며 강대국에 의해 지극히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며, 강대국 사이에서 약소국가의 희생이라는 것.

넷째, 6.25 전쟁 배경에는 2차대전 이후 소련의 남진정책과 미국의 아세아정책이 있다는 점.


이런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는 영국과 영국인들은 더욱 많은 강연요청을 해와, 고 박사는 서양인의 힘의 지배와 약육강식에 기인한 침략주의를 지적하며, 동양의 도덕적이며 협동적인 ‘화(和)의 철학’을 소개했다고 한다.
3개월의 강연일정을 마치고 UN협회가 송별회를 열어주던 날(영국 시간으로 12월 24일), 하필이면 그날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했다는 소식이 날아 들어왔다. 그들은 고 박사에게 떠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해 왔다. 그렇게 다시 1956년 봄까지 고 박사는 영국에 머물며 800여 회의 강연을 하는 기록을 남겼다.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상념은 다 다른 빛깔이겠지만, 조국을 향한 이런 마음으로 살아온 수많은 이야기들이 기록되고 회자되어, 다음 세대에 잘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 이 내용은 <고황경 박사의 생애와 교육>, <구라파 여행기>, <고황경 설훈집> 등을 참고했다.

박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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