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물었습니다.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거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말 그대로 어미가 새끼를 자신의 권위로 보호한다는, 그 안에서 평안과 안식을 누린다는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방문시 아둘람 굴에 들어갔을 때, 몸이 껴서 움직이기 힘들 만큼의 좁은 굴임에 놀랐습니다. 불을 밝힐 만한 것도 없는 막막함과 마주하며 다윗이 사울왕을 피해 그곳에 숨어 지내던 생각을 했습니다.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시편 57편 1절)

저는 그 공간이 평안을 누릴 만 했는지, 정말 안전해 보이는 곳인지 모르겠는데, 다윗은 어떻게 그렇게 노래할 수 있었을까요.

다윗은 안전지대를 찾기 위해 외가가 속한 모압에도 가고, 사울이 미치지 못할 블레셋에 망명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이스라엘로 불러들이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물리적인 안전지대가 아닌 다른 차원의 ‘날개 그늘’인 것이지요. 그것이 뭘까요.

주님으로 인한 평안을 누리고 그분의 보호하심을 인정하는 것, 주님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 주님의 약속을 믿는 것, 주님이 내게 무엇을 약속하셨는지 나를 향한 주님의 뜻과 계획을 신뢰하는 것, 질그릇 같은 존재이지만, 그 안에 보배이신 주님을 바라보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으로 여전히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고백하는 것, 내 눈앞에 있는 수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주님의 인자와 진실이 공기처럼 나를 둘러서있음을 고백하는 것,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사환의 눈을 뜨게 했을 때 비로소 주님의 군사를 볼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주님의 날개 그늘 아래 거한다는 말은,
보이지 않는 주님의 보호를 믿고, 그분의 품안에서 안식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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