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하는 일은 무엇보다 즐거움이 앞섭니다. 그 즐거움이 너무 커서 감사가 우러나오지요. 추수는 익은 곡식을 거두어 들이는 일입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에게 그 추수의 의미는 좀더 확장되겠지요. 농사 짓듯 한 해 동안 땀 흘려 씨앗을 뿌리고 김을 매고 가꾸어 온 일들 가운데도 추수라는 단어가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게는 무엇보다 <아름다운동행> 1년치가 추수할 익은 곡식인 셈입니다.
창간호를 작년 12월 10일자로 발행하였으니 꼭 한 달이 남았습니다. 매월 두 차례씩 꼬박꼬박 발행하여 전국의 교회들과 함께 주와 동행하는 성도들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하여 내었음에도 늘 시행착오가 따라다녔습니다. 때로는 멈출 수 없는 이 길에 들어선 걸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열광하지 않는 독자들의 그 잠잠한 침묵을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금세 반응이 오고 그 반응 때문에 존재의 무게를 느껴온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가까워온 지금 열광보다 뜨거운 독자들의 사랑에 흠뻑 젖어듭니다.
마감을 위해 밤을 지새는 날엔 어김없이 찬거리를 준비해 와서 만찬을 베풀어주시는 자원봉사자들이 계시고, 밤이 더 깊어질 때면 연로하신 어르신께서 과일 상자를 들고 나타나시는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우리’ 신문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전국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동행>이란 이름만으로 환영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한없는 감사의 제목입니다. 고마움을 표현할 길 없는 마음으로 다가서는데도 “많이 돕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시는 분들과 만나면 참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감사할 일들뿐입니다. 풍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추수감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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