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논리와 하나님의 논리 사이에는 상식으로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합니다.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 5천명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은 기적 이야기는 예수님이 아니고는 일어날 수 없고 아이의 나눔과 섬김이 있을 때 가능했던 것입니다.

인간의 법칙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 내 것이 마이너스가 되는데, 하나님의 법칙은 나누면 나눌수록, 섬기면 섬길수록 나도 플러스가 되고 남도 플러스가 되는 논리가 성경적 논리(마태복음 14장)입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벳새다라는 마을에 들어가셨을 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듣고 따라다니는 무리였지요. 그들이 예수를 따라다닌 목적은 예수의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느 날 모두가 배고픈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이 문제를 예수께 말씀드립니다.
“날이 저물었으니 사람들에게 마을에 들어가서 각자 사먹고 오게 하자”고.
그런데 예수님의 반응은 단호하고 간단했습니다.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아무 것도 없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셨으니, 제자들은 기가 막혔겠지요.
이렇게도 많은 군중들을 도대체 무슨 수로 먹이라고 하는 것인지.

내게도 찾아오는 거룩한 부담
사실, 우리도 가끔 제자들과 같은 이런 상황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왜 가진 게 별로 없는 내게 주라고 거룩한 부담을 주느냐고 항의하고픈 때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많은데, 어찌 몸이 약한 나에게 헌신하라고 부담감이 생기는 때가 있지 않습니까. 젊은 사람들도 많은데, 어찌 노년인 나에게 선교지로 가라고 말씀하시는 건지….
어쩌면 오늘 제자들의 마음도 이와 비슷했을지 모릅니다. 사실 예수님도 이 많은 사람들을 먹이는 일이 제자들의 능력 밖의 일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셨지요.
그러나 자기 도시락 ‘오병이어’(五餠二魚)를 내놓은 어린아이의 나눔, 그 섬김을 통해 기적이 열리게 됨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나눔’이 ‘독점’을 이긴다
백과사전의 시대가 끝나고 디지털백과사전 시대가 올거라고 예측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1990년대 중반에 막대한 예산과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해서, ‘엔카르타(Encarta)’라는 이름의 디지털 백과사전을 야심차게 출시했습니다. 그 디지털 백과사전이 전 세계적으로 ‘대박 매출’을 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엔카르타’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불과 몇 년 후에, 자본도 없이, 전문가도 없이 그저 수많은 네티즌들이 온라인상에서 만든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완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위키피디아는 이용자들 누구나 무료로 지식을 나누고 서로 보완해가며 만든 백과사전입니다.
엔카르타를 완패시킨 위키피디아를 통해 깨닫는 것은, “나누는 자가 독점하는 자보다 강하다” 입니다.
흘려보내지 않는 물이 썩기 마련이듯이, 우리가 받은 은사와 물질도 움켜쥐고 있으면 녹슬고 썩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필요한 곳에 나누고 흘려보내면 놀라운 기적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작은 도시락-축복의 씨앗
벳새다 광야에서의 기적은, 한 아이의 작은 도시락 나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나누고 섬기는 사람을 축복의 씨앗으로 사용하신다는 것을 여기서 깨닫게 됩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서슴지 않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단호함은 그 말씀을 듣고 행동하는 사람을 통해 주께서 일하시겠다는 뜻입니다.
보잘 것 없는 작은 도시락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나누고 흘려보내기만 한다면 그 광야 모든 사람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에 가득 남기시는 기적의 역사를 일으키시겠다 하십니다. 그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고, 기쁨이고, 감사입니다.
너무 움켜쥐려고 하지 말고,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심을 묵상하는 계절이길 바랍니다.

김근영
수원제일교회 담임목사. 수원의 대표적인 전통적인 교회에 부임하여 세대계승을 안정적으로 이루었다. 선교하는 교회의 역량을 강화해가며 “더욱 사랑하고, 더욱 섬기고, 더욱 나누는 교회”라는 슬로건으로, 순수한 말씀 중심의 열정목회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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