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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원피스를 입은 아이
[234호] 2019년 07월 01일 (월) 박태수 @
   

가장 마음이 갔던 곳
나파두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산을 몇 개 넘어야 합니다. 지역에서 가장 고립된 곳에 위치해 있어서 길을 아는 사람 외에는 그 길을 찾아갈 수가 없습니다. 비가 오거나, 숲이 우거지면 그마저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고립된 곳에 작년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복음을 듣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복음은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뻗어나갔습니다. 그래서 주일이면 국경을 넘어 온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말라리아 예방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마음이 갔던 곳이 이곳입니다. 가난하고 고립된 이 마을 주민들이 가장 절실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사역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물질도 보내주었습니다. 이 마을이라면 사랑을 보내준 모든 이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마을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말라리아에 걸린 아이
주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우기가 시작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숲은 많이 우거져 있었습니다. 웬만하면 이런 길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금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가야 할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도착하니 예배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앞자리로 들어가고 사람들이 조그만 예배당을 다 채워갈 즈음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걸어 들어와 강대상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이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립된 지역에서 볼 수도 없고 구하기도 어려운 깨끗한 옷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교회당 맨 앞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있지를 못하고 기운이 없어 계속 쓰러지더니 예배시간 내내 누워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예배당 밖으로 나오는 아이의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어디가 아프냐고. 아이가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몸을 만져보니 온몸이 펄펄 끓고 있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온몸에 다 퍼져서 위험한 상태라는 표시입니다. 빨리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이의 생명은 위험해질 상황이었습니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이유
엄마는 지금껏 고통과 고열로 몸부림치는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빗물에 적신 걸레로 체온을 낮추는 것이 엄마가 할 수 있는 치료의 전부였습니다.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치료약을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주일마다 교회에 와서 기도를 하면서 혹시라도 주님이 살아 계신다면 아이에게 기적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이날도 아이를 강대상 앞에 두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이가 세상을 떠난다면 주님을 만날 때 가장 깨끗하고 예쁜 옷을 입고 만나라고 하얀 원피스를 입혔습니다. 엄마는 그 옷 그대로를 입혀서 아이를 땅에 묻을 생각까지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주일, 정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는 우리를 만났고, 우리는 말라리아 치료약을 들고 갔습니다. 그 치료약으로 마지막을 향해 걷던 아이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구 저편의 이름도 모르는 이들이 보내온 그 사랑 때문에 아이가 살았습니다. 간이 너무 많이 상해서 다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얀 원피스를 입고 땅에 묻히는 일은 없게 된 것입니다.

‘해변에서 죽어가는 수백만의 고기떼를 다 구할 수는 없지만 내가 바다로 던져주는 고기만은 살릴 수 있다’는 얘기를 누군가 했습니다. 말라리아로 매년 죽어가는 100만 명에 가까운 모든 사람들을 다 구할 수는 없지만, 길이 험해도 끝까지 달려가서 생명을 건져야 한다는 다짐이 새로워졌습니다. 이 길이 맞다고 아이는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서 말라리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있었던 스토리입니다. 기도와 사랑 나눔이 이렇게 역사합니다. 동영상 주소 https://youtu.be/iVYorK8FRFE(유튜브에 ‘말라리아 프로젝트 마을에서 무슨 일이’를 검색하면 됩니다)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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