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을 나가게 되면 익숙해지기 전에 ‘낯선 마음’을 느끼려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합니다.
낯선 곳이 익숙한 곳이 되면 신기하게도 카메라 셔터가 잘 눌려지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낯선 곳에 서게 되면 ‘나그네의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낯선 공간이 익숙한 공간으로 변하기까지의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입대를 하거나, 유학을 떠났을 때, 두려운 마음에 더욱 기도하고, 의지할 사람을 그리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안정을 찾고 그곳에서 평범한 일상이 만들어지더군요.

뉴스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사람을 만나다가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에 익숙해져 버리면 눈물은 마르게 되고 더 이상 기도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에게도 익숙해지면 사랑을 표현하는 대신 ‘익숙한 대로’ 대하고 맙니다. 여기서 ‘익숙한 대로’라고 하는 것은 내가 가진 선하지 않은 본성이 드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익숙함 속에서 나는 기도합니다.
내 마음이 경화되지 않기를.
익숙한 곳에서 여전히 ‘나그네의 마음’을 품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요.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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