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소통한다는 것

아내가 외국여행길에 오르면서 남편에게 카톡을 보냈다.

까불지 마라 /
까스 조심하고
불조심하고
지루해도 기다려라
마누라는 돌아온다
라면 끓여먹고 있어라

그것을 본 남편의 답장.

웃기지 마라 /
웃음이 절로 난다
기뻐 죽겠다
지금이 자유다
마누라는 오든지 말든지
라면은 너나 먹어라

위 SNS의 유머처럼 연애 초반 설레던 감정은 자연스레 세월과 함께 묻히고, 묻힌 그 자리에는 전우애만 남게 된다는 부부관계. 어떻게 하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부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차·인·표 소통법’에 대하여 교육전문가 강지훈 대표와 상담심리를 전공한 신수연 교사 부부가 함께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째, 차이를 알자
대개 남편들은 해결(Solution) 중심의 대화를, 아내들은 공감(Empathy) 중심의 대화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그런 대화의 차이를 몰라서 소통이 되지 않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남편 입장에선 애써서 찾아 제시한 해결책이 아내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반감만 일으키는 헛수고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남편의 입장에서 ‘먹히는 해결책’인 공감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반대로 아내들의 입장에서 남편들이 공감을 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지 말아주세요. 이미 그들만의 방식으로 공감하고 있는 거니까요. 당신이 듣지 않을 해결책을 제시하는 그 자체가 남편들이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임을 알아주세요.

둘째, 인정하자
주변의 많은 엄마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연애시절 저만 보면 달려오던 사람이 지금은 소파에 앉아서 TV만 봐요. 제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 싶어요.”
저도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데, 돌아보면 연애 때와 역할, 관계 등이 달라진 상황에서 감정과 행동은 연애 때와 동일하기를 바라니 힘든 것 같아요.
소냐 류보미르스키 교수(UC리버사이드 심리학)도 ‘인간은 달라지는 환경, 특히 긍정적인 변화에 놀라울 정도로 적응을 잘 한다’라고 말해요. 사람이 익숙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연한 것이니 현재의 관계와 상황을 인정하고 현재 필요한 사랑의 방식을, 대화를 주고받으며 표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셋째, 표현하자
“저희 부부도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만나 살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 삐걱거릴 즈음, 게리 채프먼 목사의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내용들을 실제 삶 속에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사람마다 사랑을 느끼는 언어가 다른데, 그 언어들을 표준화해보니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첫째, 인정의 언어입니다.
남편의 경우, 대부분 밖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아내의 인정, 칭찬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자존감과도 연결되어 특히 아내들의 구체적인 인정칭찬을 필요로 합니다. 이것은 남편만이 아니라 아내에게도, 자녀에게도 같은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언어가 됩니다.

둘째, 시간의 언어입니다.
아내와 남편이 함께하는 시간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루 종일 육아를 하는 아내나 맞벌이하는 부부 모두 진지하게 대화할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때로는 아이들을 부모님이나 다른 분께 맡기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관계가 친밀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선물의 언어입니다.
아이가 있는 부부는 예쁜 옷이 보여도 본인 것은 사지 않고 아이들 것만 사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크건 작건 남편과 아내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하면 서로에게 사랑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넷째, 봉사의 언어입니다.
요즈음 가끔 남편들이 집안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게 아이들 밥 먹이는 것이라 말하는 걸 듣게 됩니다. 결국, 남편이 제안한 것이 설거지였습니다. 만약 남편이 무조건 “아이들 밥은 못 먹이니까 당신이 해”라고 했으면 서운했을 텐데 “대신 설거지를 더 열심히 할게”라고 협조하고자 하는 모습에 각자 잘하는 것, 쉬운 것을 찾아 돕는 게 좋은 방법이라 여기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스킨십의 언어입니다.
5가지 사랑의 언어 중에 유일하게 끊기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언어가 스킨십이라고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스킨십을 많이 한 부모가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 자녀와의 친밀도가 훨씬 높습니다. 부부간에도, 자녀와의 관계 속에서도 자연스런 마음을 표현하는 스킨십이 중요합니다. 우리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어쩌면 마음은 같으나 표현이 달라진 게 현재니까요.

얼마 전, 라디오에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매일 싸우는 부부가 있었는데, 보다 못해 아내의 친구가 ‘너희 부부는 왜 이렇게 싸우냐,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더니 싸우는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싸움도 결국 대화이고,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표현을 하지 않고서는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그 가운데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알고 맞춰가려 노력하고 자신의 방법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기대를 맞추며 행복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지훈 · 신수연
강지훈 대표는 현재 진로·창업교육기관 더벨류의 대표이자 메가스터디 진로 대표강사로서 다수의 기업 및 학교에서 관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교육 전문가이며, 신수연 교사는 고려대학교 상담심리학 석사를 졸업하고 중학교 교사이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