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말라위는 글로 배운 나라, 공부해야 할 나라였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제안서를 쓰면서 매일 말라위에 대해 알아보고 말라위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다가 얻게 된 말라위 출장 기회는 실로 반가웠다.
20시간을 날아 찾아간 말라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사실 설렘보다는 긴장이 앞선다. 전등 없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으로만 채워진, 약간은 어두운 3~4평 남짓의 추장님 집 안에서 10명 정도의 마을위원회와 같이 앉아 있자니 어색해 자꾸 준비해온 서류를 뒤적거렸다. 하지만 금세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주는 마을 사람들과 열심히 통역을 해준 현지 직원들 덕분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사업을 진행할 4개 마을을 돌며 추장님과 마을위원회 분들을 만나고 가정방문을 하는데 며칠. 농업 전문가를 만나고 건축업체를 방문하는데 또 며칠. 항상 함께였던 건 우리 현지 직원들이었다.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타나서는 긴장감을 설렘으로 바꿔주는 ‘힐다’. 묵묵히 내가 확인하지 못한 부분까지 채워준 ‘프랑크’. 덕분에 글로 배운 말라위와의 첫 만남이 삐걱거리지 않고 설렘과 즐거움이 될 수 있었다.

끝없는 질문을 가득 안고 떠난 말라위 출장에서 찾은 답을 말하자면 우선 말라위는 진짜로 있다! 또 여러 사업들이 정말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건지, 필요한 건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찾는 중이다. 다만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정 동안 아이들은 항상 우리 곁에 모여 들었는데, 아이들 중에는 차를 타보는 게 평생소원인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커다란 하늘을 볼 때 행복하다 느껴서 말라위에 있는 동안 하늘 사진을 가득 담았는데, 아이들의 눈길이 머무는 건 나로서는 쉽게 탈 수 있는 자동차였다. 서로가 서로의 것을 부러워하는 상황. 누가 누구의 것이 더 좋고 필요하다 정할 수 있을까.
5박 8일 간의 말라위 출장이 끝이 났다. 언제 올지 모를 두 번째 만남이 기대되기 시작한다. 말라위에서의 걸음걸음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 신지원(굿피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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