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업 커뮤니티와 동강교회가 함께 짠 ‘정서의 그물망’

여행을 정형화된 ‘무엇’으로 애써 규정할 필요는 없다. 커버스토리에서 밝혔듯이 옥상이나 마루로 떠나는 여행도 여행이고, ‘방으로 떠나는 여행’도 여행이다. 장소뿐이랴. 여행에 동참하는 사람을 꼭 몰라도 되고, 누군가와 함께 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의 ‘일상의 문법’과는 조금 다른 ‘강세’를 주는 것. 그것을 충분히 우리는 여행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동강교회(이충석 목사)와 위기 가정을 세우는 문화사역을 하고 있는 스탠드업 커뮤니티(대표 김태양 목사)가 함께 마련한 여행은 사뭇 엉뚱하고 특별했다.
“아시안게임 때 선교사역에 관계했는데, 믿지 않는 선수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미리 지역교회와 외부 사역팀이 그것을 가능하도록 ‘정서의 그물망’을 함께 짜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교를 준비하려면 지역교회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들이 한데 모여서 ‘관계’를 맺는 것이 먼저라는 것에 이충석 목사(동강교회)와 김태양 목사는 동감하며 이번 ‘특별한 여행’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스탠드업 커뮤니티와 연결되어 있는 단체들을 중심으로 탈북민 자녀 기숙학교인 한벗학교 학생들과 교사들, 청소년 멘토링 사역을 하고 있는 러빙핸즈(대표 박현홍), 영국 김중범 선교사 가족들, 가이드포스트, 아름다운동행, CCM 찬양사역자 등 다양한 분야와 연령의 참여자 50여 명이 2박 3일 동안 동강에서 블루베리 농장체험, 레프팅 및 콘서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 흔한 일정표도 붙어 있지 않은 이유는 함께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교제할 때 오히려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일정 가운데 하이라이트가 된 것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콘서트였다. 18일 예미초등학교 강당에서 있었던 ‘별밤콘서트’는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여행길에서 만난 이들끼리 자신의 삶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의수를 하게 되었으나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며 “무슨 일을 만나든지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친구 되신 예수님이 계시고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일어나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이야기와 노래를 전한 참가자로부터 재능기부로 무대에 선 가수 김재은, 김훈희 씨, 한벗학교 학생들의 노래 등까지.
그래서일까, 한벗학교 학생들의 얼굴이 오기 전과 후가 너무 달라져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는 김주영 목사(한벗학교 센터장).
“사춘기를 겪으며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이번 여행중에 밝아졌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함께 큰소리로 노래하더군요. 고맙습니다. 좋은 여행을 선물해 주셔서.”
마지막 날, 먼저 길을 떠나는 학생들이 김태양 목사와 이충석 목사를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꼭 껴안는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몰랐던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만나서 함께 좋은 일을 하자고 약속을 한다.
그렇구나, 좋은 여행은 사람을 만나게 하고, 그 만남 속에서 좋은 것을 다시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구나. 이런 좋은 경험을 한 이들이라면 2018년 동계올림픽 때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을 넉넉하게 안아 줄 수 있겠다.
2016년 여름 동강의 특별한 여행은 모두에게 또 다른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와 기대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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