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의 그린에너지 찾기, 모두가 나서야

지속적으로 탈핵운동을 해온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명예교수(탈핵학교 운영위원장,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공동대표)에게 원전 문제와 그 대안에 대해서 묻는 시간을 가졌다.

▲핵 위험성에 대해 우리는 막연하게 알고 있다. 얼마나 위험한지?
- 핵발전은 우라늄 235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핵분열을 일으킴으로써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라늄은 일단 한 번 핵분열을 시키고 나면 그 뒤에 연쇄적으로 계속 핵분열이 일어난다.
이것은 인력으로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붙일 수는 있지만 끌 수는 없는 불’이라고 일컫는다. 분열 과정 중 많은 방사성 물질이 발생한다. 핵발전소 1기가 핵무기 수천 개에 맞먹는 방사성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방사성 물질이 담긴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데에는 100만 년에 가까운 시일이 걸린다. 핵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관리할 수 있거나 책임질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그러나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 핵 발전을 반대한다고 하면 흔히 “너희는 여름에 에어컨을 틀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곧바로 하지 말아야지, 대안을 찾은 뒤에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다른 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전기를 만들어 쓰는 것보다 받아쓰는 것이 더 싸기 때문에 노력을 안 하고 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태양, 풍력, 조력, 지열 등의 에너지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우리나라는 일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들을 앞지르고 있는데, 이들 나라들은 에너지 사용을 줄일 계획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에너지 확대정책을 펴고 있다.
이미 개발되어 시장에 상품화되어 있는 기술로 재래식 기술을 대체하기만 하더라도 이로서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의 약 30%를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선진국들은 그 대안을 찾고 있다는 말인가.
- 독일은 에너지 사용을 2008년 대비 2020년까지는 20%, 2050년까지는 50%를 줄인다는 계획을 확정하였다.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독일은 건물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을 우리나라 신축 아파트의 절반 이하가 되도록 규제하는 법을 만들었고, 재생 에너지 도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쓰레기를 소각해 나오는 에너지를 빼고 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재생 에너지 비율이 0.1%밖에 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핵을 대신할 대체자원을 찾는 것이 아닌 것 같다.
- 무한한 자원이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자원의 낭비를 억제하고 자원순환에 인텐시브가 돌아가도록 경제구조가 바뀌고 지역사회구조도 다시 짜여져야 한다.
각각의 지역사회를 재생 에너지에 기반하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자원을 순환하며, 환경을 깨끗이 지킬 수 있도록 생태학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개인이나 가정,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할까.
- 무엇보다 경각심을 갖고 절약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연광을 이용한 조명, 태양열을 이용한 난방과 냉방, 에너지 손실을 최소한한 단열 시공 등이 풀어야 할 과제다.

▲크리스천으로서 이 문제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 원자력 발전은 현세대에 있어서 너무나 큰 위험을 안고 있을 뿐 아니라 후세대에 이르기까지도 그 뒷감당을 하기 어렵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에너지는 정의롭지 못하다. 하나님께서는 선악과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 핵은 ‘현대판 선악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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