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를 배우는 밥상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감사’를 배울까요? 부모들은 언제 자녀들로부터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을까요? 바로 ‘밥상’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밥상에서 밥 먹기 전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유대인들은 매주 안식일 밥상에서 서로를 축복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두 번째로는 바다에서 난 것, 땅속에서 난 것, 땅 위에서 난 것, 나무에서 난 것 등 구체적으로 주어진 식물을 놓고 축복과 감사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두 번의 감사 후 식사가 끝나면 각자 흩어지지 않고 배부르게 먹여 주신 것을 감사하는 찬양을 합창하고 일어나 최소한 ‘1식 3회 감사’를 드립니다. 실제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배출한 유대인들의 이러한 ‘밥상머리 교육’은 그래서 더욱 주목을 받습니다.
감사를 많이 하는 밥상에서 아이들의 우뇌가 발달하고 창의적이 됩니다. 밥상은 오감을 동원한 학습장인데다가 사람은 누구나 맛있는 음식 앞에서 착해지는데, 밥상 앞에서 심성이 순화 되는 것은 음식을 꼭꼭 씹어 먹을 때 나오는 옥시토신과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바 있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효과 때문입니다.

축복의 대화가 있는 밥상
누가 정해 준 것도 아닌데 어느 집 밥상에나 가족이 앉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밥상이 가족이 모이는 ‘대화의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밥상머리’의 ‘머리’란 ‘마주 하는 자리’라는 뜻이니, 밥상이 단지 밥 먹는 공간적 개념만이 아니라 대화가 있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밥상에서 하는 대화가 좋은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뇌 과학에서는 폭력의 원인인 분노를 조절해주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은 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으며 대화를 할 때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니 밥상에 앉으면 세로토닌 배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휴대폰은 꺼두기로 가족과 사전에 약속하고,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또는 어떤 선행을 했는지, 돌아가며 한 가지씩 가족에게 들려주도록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잔소리 하는 시간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이 드세요, 많이 먹어,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먹자.” 그 간단한 말로 밥상에서 서로를 축복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밥, 따뜻한 음식 먹이기
여성의 사회 진출로 요즘에는 외식이나 만들어진 반찬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회사다, 학원이다 가족이 밥 먹는 시간도 각기 다르니 이젠 식구(食口)라고 할 수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도시락 대신 급식을 먹고, 집에 가면 밥 주는 사람도 없고, 전자레인지가 데워준 음식을 먹습니다. 각자 알아서 먹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더 맛있고 간편하고 풍성해졌지만 정작 함께 먹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랑의 밥’은 먹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가족이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날을 정하면 좋겠습니다. 장보는 날도 일주일에 한 번 정해 놓고 가족이 함께 장을 봐서 요리를 해서 먹으면, 그렇게 함께 만들어낸 따뜻한 음식을 먹이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음식에서 나오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면 두뇌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심신이 건강한 사회인으로서의 인생의 기초가 되는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식습관과 수면습관입니다. 이 두 가지 생활 습관은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서 어릴 때 훈련되어져야 합니다.
감사, 축복의 대화, 사랑의 밥상에서 먹는 식생활이 습관화 될 때 진짜 ‘건강한 가정’이 될 것입니다.

이영희
카도쉬비전센타 공동대표 및 이스라엘 교육연구원 원장으로, 총신대학교 평생교육원 ‘이스라엘의 유아교육’ 책임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내 아이 영성지수로 키워라’, ‘유대인의 밥상머리 자녀교육’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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