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라는 시간이, 백지로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아주 귀한 시간을 ‘선물’로 받았으니, 작품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새해 아침에 갖는 다짐이나 마음가짐과는 거리가 있는 삶의 그림을 연말에 결산할라치면 그 미진함에 가슴이 씁쓸하지요.
금년에는 좀 더 나은 삶을 채우는데 다시 도전해 봅시다.
처음부터 엉터리같은 작품을 꿈꾸며 작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내 안에서 씨름하고 있는 착한 ‘큰 나’와 그렇지 못한 ‘작은 나’ 사이에서, 겨루어보기도 전에 ‘작은 나’에게 굴복해버리는 시간이 많아지지 않도록 ‘큰 나’의 힘을 강화해 봅시다. ‘큰 나’의 마음으로 한 해의 경주를 함께 시작해 봅시다.
우리 동행인들은 세상의 빛입니다. 소금입니다. 자기 자리에서 등불을 켜 들듯이 어두움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을 비춰주는 따뜻한 등(燈)이 되어줍시다. 살맛 없어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맛(甘)이 되어줍시다. 모든 음식에 소금이 약간 들어가야 감칠맛이 나듯이, 맛을 내는 소금이 되어봅시다. 조용히 주변을 밝히고 살맛나게 하는, 착한 누룩과 같은 역할을 해내면 좋겠습니다. 가슴으로 보듬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진정한 사람의 향기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때 미움과 시기와 분냄과 분쟁이 사라지고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동행’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테니까요.
이 향기로운 어우러짐을 통해 꿈을 잃은 젊은이들이, 따뜻한 사회를 향해 찾아내려온 탈북 동포들이, 삶을 내던지고 싶을 만큼 고통이 깊은 우리의 이웃들이, 그리고 가슴 없이 머리로만 살아가는 외로운 이방인들까지 회복될 수 있는 ‘복된 동산’을 이루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금년에는 아름다운동행에 몇 가지 사역이 구체적으로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기존의 감사운동위원회 사역이 더욱 영향력을 키워가는 해로, 그리고 생명과환경위원회, 통일준비위원회, 문화컨텐츠위원회, 나눔과섬김위원회가 구체적으로 조직되고 활동하는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런 사역들이 아름다운동행 지면과 함께 움직여져서 한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길 바랍니다. 아름다운동행과 동행인들의 모든 움직임 속에 생명력을 북돋우는 착한 누룩의 역할이 확산되어서, 어디에서나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꿈꿉니다.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들에 생기가 들어가 살아나는 환상을 보는 것처럼, 가슴 벅차게 2015년을 맞습니다. 어렵다고 앉아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일어나 한걸음 걸으면 역사가 일어납니다.
새해 새 아침, 아름다운동행의 꿈은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해, 이 소박한 꿈을 꾸는 이들의 대열이 커지길 기대하며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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