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광고 기획자 정기섭대표

소위 ‘광고쟁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평생 광고일을 하면서 승승장구했던 그였다. 그런데 IMF를 겪으며, 사업의 어려움과 함께 인생의 허무함도 같이 찾아왔다.
‘아, 더 살고 싶지 않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는데, 이름이라도 남기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 깐느광고제에 광고를 출품하고 풍경 좋은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결과는 낙선. 실망하며 돌아서는 그에게 벽에 걸린 수상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그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단 두 줄의 광고카피.
‘신은 죽었다’라는 철학자 니체의 문장 옆에는 ‘니체는 죽었다-하나님’이라는 문장이 쓰여 있었다.
한 기독교단체가 싱가폴의 광고회사에 주문제작한 광고로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던, 살아야 할 이유를 몰랐던 ‘광고쟁이’를 하나님께서는 ‘광고’를 통해 부르셨다. ‘살아야겠다, 살아서 이런 광고로 복음을 전해야겠다!’

하나님이 아이디어를 주시다
복음광고 기획자 정기섭 대표(제이애드 http://www.kiseobjeong.com·동숭교회)는 말한다.
“3대째 크리스천으로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신앙인이었습니다. 심지어 다닐만한 적당한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7년 동안 교회를 나가지 않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삶의 의미를 못 느끼게 된 거예요.”
2000년 조선일보 광고대상을 수상한 것도, 미국 클리오광고제 입상도 그가 느끼는 ‘허무감’을 막지 못했다. 잠시는 기뻤지만 지속되지 않았다. 그래서 2001년 광고제 출품과 동시에 마지막을 생각하게 된 것. 그러나 죽으려고 갔던 그곳에서 오히려 ‘살게’ 되었다.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전율했습니다. 한 번도 살아계신 하나님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이스라엘의 하나님, 성경 속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었지요. 생명에 대한 소망, 희열이 자연스럽게 흘러넘쳤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게 된 정 대표는 다시금 광고회사를 세워 탄탄대로를 걸으며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공익광고대상 출품작을 놓고 한 달간 교회 지하 기도골방에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영감을 받아 만들려고 시작한 기도였는데 전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마지막 날 벽에 머리를 짓찧으며 울며 기도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딱 한 문장의 하나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단다’였어요.”
진짜 그게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지인의 어머니가 자녀 몰래 장롱 속 깊숙이 숨겨놓으신 수의를 꺼내 보여주셨다. 진짜였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었다. 눈물이 왈칵 솟았다.
정 대표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우리의 이웃이 내 주머니입니다’란 카피로 수의와 함께 광고를 제작, 출품했다. 하나님이 주신 아이디어로 만든 광고는 2005년 대한민국공익광고대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그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복음광고’의 길로 들어서
수의 작품이 복음광고의 첫 단추였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땅 끝까지 전해져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복음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그리고 삶의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 크리스천인인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 복음의 메시지도 광고라는 도구를 활용해야 합니다.”
세상의 기업들도 사활을 걸고 갖가지 방법으로 광고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크리스천 광고 전문가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복음의 메시지를 광고로 만드는 것은 당연한 사명이라고 말한다.
“함께 복음광고를 하자고 했던 후배가 어느 날 홀연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어요. 겨우 45살밖에 안된 친구였는데 말이지요. 세상적인 상업광고는 이제 그만하고 복음광고에 전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장례를 마치고 다시금 기도 골방에 들어가자 하나님께서 아이디어를 부어주셨다. 크리스천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광고, 복음을 모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이 움직여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광고 등.
페이스북(www.facebook.com/jad8888)에 올린 복음광고 ‘100-1=0 100% 성공한 인생이라도 하나님이 빠지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를 보고 한 네티즌은 긴 장문의 댓글을 올렸다.
“100-1=0를 보고 감동과 충격을 받았습니다. 10년 전부터 저는 하나님을 떠나 살았습니다. 이번 주일 교회에 가겠습니다. 제 영혼을 하나님이 받아주실지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기도해 주십시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복음광고’ 세계로 나가다
사실 복음광고만 하면서 정 대표의 생활은 예전 상업광고 하던 시절만큼 넉넉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놀라고 있다고 말한다.
“광고는 인종과 종교, 문화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복음광고를 영문 버전 전도지로 만들어 유럽에 전도여행을 가보니 사람들이 다 이해하더라고요. 버리지 않고 계속 읽더라고요.”
이탈리아의 한 민박집 노부부는 그에게 받은 전도지를 받고 회심을 하기도 하였다. 전도지가 남아 있다면 더 달라고, 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 정 대표의 복음광고 전도지를 본 스페인 똘레도의 한 수도원은 아예 연락을 해왔다. 복음광고 전시회를 스페인에서 열고 싶다는 것. 지난 6월 ‘유럽 최초 복음광고 전시회’, 정 대표의 전시회와 전도여행을 위해 페이스북 친구들이 재정을 지원하여 그 길을 마련해 주었다.
“작품을 보낼 비용이 없어 60Kg 무게의 작품을 직접 들고 갔습니다. 힘들게 간 곳이었지만 전시회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마치 그가 깐느에서 광고를 통해 주님을 만난 것처럼 전시회를 찾은 이들은 진지한 얼굴로 반응했고, 그것은 내년도 스페인 그라나다, 2016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복음전시회 유치까지 연결되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매번 느낍니다. 어려운 순간도 기쁜 순간도 모두 경험하게 하시며 정말 삶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저는 광고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에 실망했다고 하지만 예수님께는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복음광고가 전도지나 여러 경로를 통해 그들에게 전해진다면 다시금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교회 벽면에 복음광고 현수막을 거는 캠페인을 다 함께 벌였으면 좋겠습니다.”
광고를 통해 만나주신 하나님을 오늘도 광고를 통해 열심히 전하는 정 대표는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최고의 광고 카피라이터이신 하나님께서 주시는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

2000년 12월 조선일보광고대상 ‘자동차, 항공부문’ 수상
2001년 5월 미국 클리오광고제 ‘쇼트리스트’ 수상
2005년 10월 대한민국공익광고대상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수상
2011~2012년 프랑스 칸느광고제 ‘세계선교를 위한 복음광고’ 출품
2012년 5월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복음광고’ 전시회


“교회 벽면 ‘복음전도 광고판’으로 활용하세요”
대학로 동숭교회 벽면에는 빨간 바탕에 하얀색 글씨로 0+1=100 이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처럼 아무 것도 없지만 예수님 한 분 계시면 모든 것을 소유한 삶이라는 뜻의 ‘복음광고’.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시대에 맞는 ‘시각언어’로 말을 걸어야 한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복음광고를 현수막으로 제작, 교회벽면에 건다면 길을 지나가다 한 번쯤은 멈추어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 그리고 생명 되신 예수님을 교회가 부드러운 방법으로 전해야 하지 않을까요.”
광고 제작 문의 : 정기섭 대표(010-5559-2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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