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 ‘2014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살아온 연륜에 따라 이것이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무게감이 조금씩은 다르게 느껴지겠지요. 지난해를 시작할 때도 참 좋은 그림을 그려보겠다고들 다짐했었는데, 어떤 그림으로 2013년 작품을 완성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그림이 어떠했든, 새로 또 한 장의 그림을 그리도록 2014년이라는 해를 백지로 받았으니, 작품을 만들 듯 시작해 봅시다!
2014년은 UN이 정한 가족농업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amily Farming)라고 합니다. 산업화의 흐름에 따라 도시로 도시로 유입되었던 인력이 이제 귀농하고 있는 우리나라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UN이 내놓는 주제가 우리의 관심 안에 있게 되었다는 의미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게 기여해야 할 때라는 책무를 느끼게도 합니다. 더 이상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지구촌이 아니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곧 여러 곳에서 2014년의 프로젝트가 발표될 것이고, 거기에 따라 삶의 트렌드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그 흐름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이라는 것이겠지요.
미국 TED 강연중 제이미 올리버라는 요리사의 주장을 소개합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지금 미국인은 통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지출이 흡연문제를 뛰어넘었고, 의료보험지출의10%(연간 1500억 달러)가 비만 때문이고, 10년 후에는 2배로 껑충 뛰어 매년 3,000억불이 지출될 거다. 지출도 지출이려니와, 우리 아이들의 수명은 평균 10년은 짧아진다. 우리가 만들어준 잘못된 음식환경 때문에 병원비는 급상승하고 수명은 짧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미국에서도 지난 30년동안 아이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요리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라고 있다. 전에는 가정이 음식과 식문화를 다음세대에 전파하는 곳이었는데, 이제 더 이상 가정이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먹인 음식들 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잠시 물러서서 우리는 전체를 보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나쁜 소식들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 이것이 좋은 소식이다.
슈퍼마켓에 가서 장보기할 때, 학교에서 180일간이나 보내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그 지역에서 재배된 신선한 재료들을 공급받도록 하고, 신선하고 제대로 된 음식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요리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생존 기술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한다. 음식에 대해 가르치고, 비만과 싸우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도 똑같은 상황, 똑같은 환경입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혼자 결심하고 해야 할 일이지만 혼자 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요. ‘가족농업의 해’라는 것이 공동체를 회복하는 단초가 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평 가꾸기라도 하면서 ‘가족과 가정’을 회복할 수 있기를….
아름다운동행이 늘상 하던 일, 지혜롭고 똑똑하고 착한 소비자운동, 창조질서를 회복하며 환경을 지켜가는 일, 이 모든 것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닫도록 돕는 일, 한 사람의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일을 하는데 ‘노소동락’하는 한 해를 꾸려봅시다. 우리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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