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패스트 푸드의 위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길들여진 입맛과 그 편리함의 매력은 쉽게 끊질 못합니다.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추방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해로운 음식을 그들의 손에서 멀어지게 하려고 애를 쓰지만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패스트 푸드는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대부분 간식거리이이거나 혹은 식사대용이라 할지라도 다른 먹거리보다 편하고 입맛에 잘 맞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 그것에 길들여진 것이지요. 아무리 몸에 좋지 않다는 정보를 주어도 당장 입에 좋은 것은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 달에 만 원만 있어도…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까만 얼굴의 청소년들과 어울리며 교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선교사의 사역 현장에서 그곳 청소년들의 슬픈 현실 앞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그곳 청소년들은 준비해 간 축구 유니폼과 축구화 그리고 축구공으로도 함박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맨발로 축구를 하는 형편이기에 축구화야말로 사치스럽기까지 한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상당수는 점심을 먹기 어려운 형편에 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은 그 아이들에게 점심을 먹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한 달에 만원만 있어도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그 돈이 없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일일이 축구유니폼을 선물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사진을 출력하여 우리 교회 청소년부 교육관에 걸었습니다. 50여 명의 아프리카 아이들 사진 밑에 이름을 적고 우리 청소년들에게 그 아이들 형편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한 사람씩 맡자고 했습니다. 한 달에 만원씩만 이 친구들에게 전해주자는 캠페인을 벌인 것입니다. 만원의 행복, 그 친구들이 매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기꺼이 한 명씩 연결을 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달에 햄버거 2, 3개씩 줄이자. 먹고 싶을 때마다 이 친구들을 생각하며 돈을 아끼고 그리고 내가 먹지 않은 햄버거 값을 이 친구들에게 나누자.”
우리 아이들은 햄버거를 먹지 않으므로 건강해지고 아프리카 아이들은 그 돈으로 점심을 먹어 건강해질 수 있으니 이것은 평균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습니다.
우리 교회 청소년들의 지구 반대편 친구들과의 즐거운 동행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성탄선물
이것은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이미 그렇게 실천하신 것이었습니다. 산마다 낮아지고 골짜기를 돋우시는 주님의 사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높으신 주님이 가장 낮은 곳에 임하시어 우리를 죄악의 구렁텅이에서 끌어올리시고 그렇게 부요하신 주님이 가난하게 되시면서 우리를 부요케 하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 성도들이나 다음 세대들에게 구체적으로 이렇게 나누면서 평균케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목회자의 역할이라 믿습니다.
이번 성탄절에도 어김없이 그렇게 주님의 평균케 하심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수백만 원을 헌금하셨습니다. 우리 교회가 위치한 이 부자 동네에서도 어려운 형편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습니다. 네 살짜리 아이와 8월에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서 헌금했다는 것입니다. 그 덕에 우리 동네 여덟 명의 아이들이 생각지도 못한 성탄선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고 희망을 갖게 한 그 분의 아이와 태어날 아기까지 행복해 지기를 기도했습니다.
그 분의 아이들에게는 하늘 아버지께서 훨씬 좋은 선물을 할 것 같아 마음이 따듯해지는 성탄절을 보냈습니다.

김관선
주기철 목사, 조만식 장로, 장기려 박사 등을 배출한 역사 깊은 산정현교회 담임목사. CBS TV ‘산정현 강단’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신문과 매체에 칼럼을 쓰고 있다. ‘진정성’으로 목회하며 ‘교회의 본질’ 지키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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