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하이디 린튼 선교사

▲ 루이스 린튼 선교사와 며느리 하이디 린튼 선교사

린튼 여사의 며느리인 하이디 린튼 선교사는 북한과 관련된 사역을 하고 있다. 우리는 하이디 선교사가 근무하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용한 단층집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란 기독교 NGO의 사무실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북한과 신뢰를 쌓는게 가장 어려워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는 유진 벨 선교사 한국선교 100주년을 맞이해 유진 벨 기념 재단에서 시작한 단체다. 휴 린튼의 아들들이 만든 것으로 95년부터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 92년과 94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과 관계가 형성, 95년 7월 북한에 홍수가 크게 나 국제 사회에 구조를 요청했을 때 그것을 도왔던 일이 유진 벨 재단사업의 일부가 되었다. 특히 북한은 루이스 린튼이 평생 결핵퇴치 운동과 사업을 하는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해서 처음에는 식량지원을 하다 지금은 의료지원, 병원 그리고 결핵퇴치, 우물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북한과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더니 신뢰를 쌓는 일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자신들을 데리고 김일성 주석이 자신들의 체제를 찬양하고 홍보했지만 이제는 오래시간이 지나서 보다 더 현실적인 질문과 일을 할 수 있어서 처음보다 쉬워졌다고 했다. 그런데 자주 만나는게 아니라 몇 달에 한 번씩 방문을 하다 보니 그동안 공들여 놓은 것들이 다시 공염불이 되는 일도 종종 있어서 그것을 회복하는 시간이 아까울 때가 있다고…. 그래도 조금씩 신뢰를 쌓아 와서 지금은 서로 믿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복음, 삶으로 보여줄 수 밖에…

하고 있는 사역이 주로 어떤 일인지 궁금했다. 사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보건에 관한 사역으로 병원을 세우고 의사를 교육시키고 병원 기기를 갖추고, 결핵을 퇴치하고 응급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간이 방문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반인들이 살 수 있게 환경을 개선해주는 일, 식량조달, 품종개량, 식수공급 등의 사역을 하고 있었다.
NGO사역과 복음전파가 북한에서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일은 가능하지만 복음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삶에서 보여주는 것 밖에 사실 답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들을 보고 “아!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열심히 우리를 돕지? 무슨 이유일까?”라고 궁금히 여겨서 하나님을 알게 되는 방법밖에 없다고… 그래서 그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더 조심스럽고 더 마음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왜 이렇게 북한에 열심일까? 그녀가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도움을 받지도 않았는데… 도리어 도움을 줄 때 밀어내기만 하고 트집 잡고 복음도 전파하지 못하게 하는데, 왜 벗으로 도움을 주려 하는 것일까?
그녀는 마태복음 28장을 말했다.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갇혔을 때 풀어주고, 아플 때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라는 말씀에 근거해서 하는 것이고 이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했다. 자신은 할 수 있다면 많은 북한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서 그들이 하나님을 만나게 하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품은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특히 이곳에 계신 선교사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들이 헌신한 삶으로 한국이 자라고 선교의 강국이 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끼듯이 언젠가 북한도 그럴 날이 올 거라고 자신은 믿는다고 말했다.
우리도 사랑하지 않는 북한동포들. 정치 이데올로기 때문에 헐벗은 동포를 구제조차 못하는 이 남한의 동포로 사는 것이 참 부끄러웠다.


한병선
‘한병선영상만들기’ 대표로 한국의 3세대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는 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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