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빵 공장에서 입사시험을 한다는 얘기는 결국 달동네 다락방에까지도 들어갔습니다. 다락방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는 소년은 그나마 인심 좋은 셋방 아주머니를 만나서 다행이었습니다. 밀린 월세는 벌써 오십만원을 뛰어넘었습니다. 그 소년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빵 만드는 기술 공부를 했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공부를 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닭이 울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입사 시험날이 왔습니다. 소년은 중간 부분까지는 시원스럽게 써 나갔습니다. 그런데 끝 부분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포기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원래 하던 공부에 열중했습니다.

며칠 후, 빵 공장에서 편지가 날라왔습니다.

"점수 : 64점으로 합격, 직위 : 과장" 이 빵공장은 엄격해서 100점을 맞지 못하면 들어가지 못하는 데, 64점으로 합격에 과장 직위에까지 올랐으니 소년은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어쨌든 입사는 되었고, 소년은 성실하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사장님이 볼 것이 있다고 와달라는 호출이 들어왔습니다. 마침 그 합격통지서도 물어볼 겸 사장실로 달려갔습니다. 사장실 문을 열자, 사장님이 웃으면서 흐뭇하게 말하였습니다. "나한테 이런 과장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네. 앞으로 자네가 성실하게 일하면, 내가 직위를 사장직까지 올려주겠네!"

"아, 참. 그런데, 합격통지서엔 64점이라고 쓰여 있었는데요?"

사장은 시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사장님의 눈길이 맨 마지막 문제에 쏠렸습니다. "바로 이거네" 소년은 시험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습니다.

문제는 '빵을 만드는 주원료는 무엇인가?' 였습니다. "아직도 모르겠나? 자네가 '정성'이라고 답을 쓰지 않았나?" 정성, 그 두 글자야말로 그 목석같이 엄격한 사장님을 감동시킨 모범 답안이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주원료로 하루를 살고, 사람을 만납니까?

가장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것은 정성, 곧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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