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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동행 창간 5주년 특집 - 그 때 그 사람
[119호] 2011년 11월 30일 (수) 박성희 @

이효진 대표(예인건축연구소)
70호 저자 인터뷰에 소개. ‘네 약함을 자랑하라’(규장 펴냄) 저자

“미스 헤븐, 미스터 헤븐 만났어요!”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카카오톡(KakaoTalk, 모바일 인스턴트 메시지)을 사용하게 되면서 만나고 싶은 이들이 하나 둘 늘었다.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과 메시지가 만남이 뜸했던 지인들의 일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2009년 10월 70호 저자인터뷰 때문에 만났던 이효진 대표(36세)도 그런 경우다. 언젠가부터 ‘이효진’이라는 이름 옆에 “하나님의 가정”, “너무 행복하다…모두 행복하세요”, “예린 공주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는 등의 메시지가 차례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혼식 사진이 올라왔을 때만해도 누군가 했다. 친구는 아닌 것 같고…학교 선후배인가? 사진을 확대하여 한참을 쳐다보고 서야 알았다. “아! 이효진 씨! 그때 배우자 만나고 싶다며 가장 큰 기도 제목이라고 했는데. 우아! 너무 잘됐다!” 탄성을 내질렀다. 이 대표는 세 살 때 끓고 있던 주전자를 엎어 얼굴 전체와 왼손에 3도 화상을 입어 어린 시절 별명이 ‘파충류’, ‘괴물’이었다. 그러다 20대에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 나라에서는 누구보다 예쁘다”는 뜻의 ‘미스 헤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압축하면 두 문장뿐 이지만 그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고통의 눈물이 스며 있는지는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당시 기자도 미스였고, 어느 때보다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때였기 때문에 이 대표의 20대 이야기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특히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 이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사랑을 하고 싶다. 하나님이 이 책을 통해 하실 일들을 기대 한다”는 이야기가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아름다운동행’ 창간5주년 특집을 핑계(?)로 다시 찾은 이 대표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책을 출간한지 얼마 안됐을 무렵, 이 대표의 메일에 한통의 편지가 들어왔다. 발신자는 ‘미스터 헤븐’이었다. 미스터 헤븐(김필겸, 30세, 장로회신학대학원)은 “책을 덮고 마음이 뜨거워져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게 둘은 첫 만남을 가졌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다.
이듬해 2월 그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예비 시부모를 만났다. 그녀는 명문대를 졸업한 골드미스 사업가였지만 얼굴에 남아있는 화상이 마음에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기도 중에 “그들이 너를 예뻐할 것이다”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남의 자리에 나갔다. 그때 예비 시어머니는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우리 집안에 효진 자매처럼 귀한 자매를 보내주셔서 우리는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우리 아들이 효진 자매를 힘들게 하면 나한테 언제든지 말해요. 평생 애프터서비스 해줄 게요”
알고보니 하나님의 오묘하심이 숨어 있었다. 상견례 한 달 전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시부모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간증을 하게 됐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 김 씨의 부모와 형제들은 그녀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아 이미 마음의 문을 열고 있었다.
올해 8월 그녀는 예쁜 공주를 출산해 엄마가 되었다. 출산한지 한 달 만에 회사로 복귀한 이 대표는 집에 있을 100일 갓 넘은 딸이 너무나 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행복한 가족이에요. 매일이 정말로, 정말로 행복해요.”
2년 만에 다시 듣는 그녀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핑크빛이었다.

17가지 중복 장애아 김다니엘
27호, 35호, 48호 가브리엘의 집 특집 및 뉴스로 소개, 117호 피플에 소개

내가 만난 ‘천사’ 김다니엘

얼마 전 받아본 아름다운동행 117호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17가지 중복 장애아 김다니엘(14세)의 이야기였다. 지금도 생생히 떠오르는 그의 모습은 꼬마의 얼굴인데 사진으로 만난 그는 어느덧 듬직한 학생의 모습이었다.
2005년 겨울 다니엘의 보금자리인 ‘가브리엘의집’(김정희 원장)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당시 가브리엘의 집 김장 때문에 모인 봉사자들의 모습을 스케치한 뒤, 추위로 언 몸을 녹이기 위해 가브리엘의 집을 잠시 들른 터였다. 그의 첫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동그랗게 튀어나온 눈과 머리를 열고 닫은 흔적이 선명한 꾀멘 자국……. 그런데 나이에 비해 작은 체구를 가진 다니엘은 놀랍게도 자기만한 체구의 어린 아이들을 돌봐주고, 그들의 재롱이 ‘참 귀엽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붙임성 많은 다니엘은 작지만 야무진 손으로 기자의 손을 꼭 잡고 여기저기를 끌고(?) 다녔다.
그 첫 만남 이후 가브리엘의 집을 다리 삼아 다니엘을 몇 차례 더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2008년 12월 잊지 못할 다니엘과의 ‘추억’이 하나 생겼다. 당시 성탄절을 앞둔 가브리엘의집 가족들은 관광버스를 대절해 청계천 나들이를 떠나기로 했다. 청계천은 서울 후암동에 위치한 가브리엘의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지만, 중복 장애아가 다수인 가브리엘의집 아이들에게는 보통사람들의 어떤 장거리 여행과도 비교할 만한 대형 이벤트였다.  
이날도 붙임성이 많은 다니엘은 버스에서 기자의 옆자리에 앉았다. 다니엘은 가방이며, 옷자락 등을 붙잡고 호기심 어린 눈과 몸짓을 보이고 있었다. 핸드폰을 이렇게 저렇게 돌리고 누르다가 급기야 입으로 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뜨악! 뺏을까 말까’를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슬그머니 뺏어서 숨겨버렸다. 그때 순간적으로 다니엘의 얼굴에 비친 실망감이란!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하지만 다니엘의 눈은 그 크기만큼이나 더 맑아서 기분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모양이었다. 다니엘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니면 존재할 수 없는 아이” 혹은 “천사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바로 다니엘”이라는 봉사자들의 말 때문일까? 그 뒤로 다니엘을 만날 때면 그때의 미안함이 생각나 얼굴이 붉어졌다. 만약 핸드폰이 더러워서 아이의 입에서 빼 낸 것이라면 떳떳했겠지만 그게 아니었으니…. 
2007년 새해를 앞두고 다니엘은 “2006년 한 해 동안 세 번이나 수술을 했다”며 “원장님과 많은 친구들을 힘들게 해 미안하다”고 했다. 또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고, 계속 공부하여 나처럼 몸이 약하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한 목사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최근 117호에 소개된 가브리엘은 연세재활학교에 다니며 동일한 꿈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모습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기적을 보여주고 있는 다니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태수 선교사
CCC 국제본부 개천선교 책임자. ‘박태수 선교사의 선교 이야기’ 연재

“사랑을 안다는 당신, 지금 어디 있나요?”

그동안 ‘아름다운동행’에는 기독교계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소문난 필자들이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주었다. ‘박태수 선교사의 선교이야기’라는 꼭지로 독자들과 만난 박태수 선교사도 그들 중 하나다. 박 선교사는 미국 CCC(Campus Crusade for Christ)국제본부에서 개척선교 책임자로 사역하면서, ‘아름다운동행’ 선교 면을 선교현장의 감동실화로 꾸며주었다. 매호 지명조차 낯선 오지에서 “이름도 없이” 사역하는 이들과 그들이 만난 현지의 순전한 믿음의 사람들 이야기에 눈물을 흘려본 독자가 많았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박 선교사가 소개한 많은 이야기 중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거룩한 부담감’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아름다운동행 24호 참고)
그때나 지금이나 국제면 안 좋은 뉴스를 단골로 장식하는 아프가니스탄, 그곳에서 박 선교사는 일본인 구호활동가 리꼬를 만났다. 그녀는 도쿄의 일류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다가 세상의 소외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치보다 의료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과감히 간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지인 모두가 반대하는 위험천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박 선교사는 시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리꼬에게 복음을 전했고, 하나님을 영접한 후 그녀가 박 선교사에게 물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나는 당신이 알다시피 이곳에서 죽는 것도 겁내지 않고 이 나라 사람들을 도왔어요. 지뢰가 깔린 마을도, 전염병이 돌고 있는 마을도 개의치 않고 살았어요. (중략) 왜인지 아세요? 이 사람들이 너무도 불쌍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나보다 더 위대한 사랑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은 나보다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을 믿는다는 당신 같은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아프리카 난민들의 뉴스…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피해 뉴스… 그리고 영화 ‘도가니’로 수면에 떠오른 우리 사회의 약자들의 고통 등의 뉴스를 접할 때면 “하나님의 사랑을 안다는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윙윙 들리는 듯하다.  
얼마 전 박 선교사의 페이스북에는 다음과 같은 글과 함께 해당 음식 사진이 올라왔다. “라오스 북부 산악으로 가는 길에 먹었던 쥐BBQ. 선입관을 버리고 먹으면 영양있고… 맛있고… 그야말로 천연무공해 식품인데.”
그동안의 칼럼을 통해 느꼈던 박 선교사의 믿음직스러운 면모와 특유의 유머는 여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름운동행 5주년 창간기념호를 시작으로 다시 칼럼을 연재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박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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