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오늘 오전에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받은, 5학년 딸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오늘 강의에 감사드립니다. 저희 학교는 교장선생님의 배려로 외부 강사님을 모셔와서 좋은 말씀을 듣는 자리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우스갯소리로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은 뭔가 하나씩 가슴에 안고 가셨겠지만 그날의 주제가 뭐였는지 함께 간 엄마들과 점심을 먹다 보면 다 잊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다른 하루 같았습니다. 오늘도 집은 엉망이고, 강의는 재미있었고 엄마들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강의 중간중간에 준비해오신 시나 동영상을 보면서 코끝이 찡해오는 것을 느꼈고 나도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아까 발표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교수님께 제 마음을 알려드리고 싶어 메일을 보냅니다. 제 생활에 적합한 것으로 저의 세 가지 결심을 적어보았습니다.
1. 지금 이순간이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라.
2. 포기하지 말라. 천천히 가도 된다.
3. “끝”이라고 생각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내년 이 맘 때 아까 그 군인처럼 “교수님 덕분에 저 이렇게 달라졌어요~~”라는 메일을 보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몇 일 전 마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특강 요청이 들어와 강의를 하고 왔습니다. 200여명 정도 참석을 했는데 대부분 여성 주부들이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자녀들에게 올바른 진로를 코칭하려면 내 인생의 진로가 먼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 중간중간 인생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상처와 아픔에 대해 짧은 시와 동영상으로 설명을 하였는데 그것이 주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듯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눈시울을 붉히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마친 다음날 한 어머니로부터 위와 같은 메일이 왔습니다.
주부들은 늘 아이들이나 집안 문제에 대해 걱정을 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본인의 인생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볼 시간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온통 모든 정성을 들여 보살핀 대상들이 자신들의 세계에만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공허감과 서운함 그리고 허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삶을 힘들어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인생의 방향에 대해 혼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과 인생의 본질입니다. 부부도 가족도 결국은 내 자신이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내가 홀로 바로 선 상태에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마치 두 그루의 나무가 각각 서 있지만 가지와 뿌리가 서로 얽혀 힘이 되어주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개별적으로 주님과 만나야 합니다.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도 있고, 가족이 나를 위해 기도해줄 수도 있지만 믿음의 결단은 오로지 나만이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부부나 가족의 믿음이 나를 구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결단의 때는 결코 늦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늦은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주님과 나와의 일대일의 관계를 계발하고 유지해가야 합니다. “끝”이라고 생각될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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