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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고?
한국여성의 ‘포함’ 의 심리구조를 설명하다
[115호] 2011년 09월 25일 (일) 윤들 @


“마음이 건강한 여성들이 만드는 착한 사회”를 표어로 정신건강 사회운동을 펼쳐온 (사)한국알트루사의 여성상담소 문은희 소장(심리학 박사)이 최근 연달아 두 권의 책을 발표했다.『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와 『한국여성의 심리구조: ‘포함’이라는 행동단위로 보다』가 그것.

책 제목을 듣고서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제각각일 것이다. ‘맞아, 다른 누구보다 우리 엄마가 정말 나를 아프게 했지’하며 자기 마음을 알아주었다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일 엄마가 자기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게 말이 돼?’라며 따지고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각자 어떤 생각을 했던지 간에 궁금해졌을 법하다. “엄마는 왜 그랬을까?” 혹은, “도대체 엄마가 왜?” 이 질문에 대해 ‘포함’이라는 안경으로 우리네 어머니들의 심리를 들여다볼 것을 제안하는 문은희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작(多作)하시는 편이 아닌데, 최근 한 달 사이에 두 권의 책을 연달아 내셨어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이하『엄마가...』)는 새로 쓴 책이고, 『한국여성의 심리구조』는 이전에 쓴 글 중에서 ‘포함’이론에 관한 논문들을 추려서 엮은 책이에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게 뭘 말하는 건지, 그리고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왜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지 그 몇 가지 원인을『엄마가...』에서 설명했거든요. 한국 엄마들의 경우, 아이의 문제가 곧바로 엄마 자신의 문제인 양 아이를 엄마 안에 당연히 포함시켜서 생각하곤 하잖아요. 이런 ‘포함’의 단위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의도치 않게 아이를 아프게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게 제 입장이에요. 제가 ‘포함’이론을 정립하면서 써둔 논문들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이 책을 같이 보면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함께 책으로 냈어요.

다른 사람을 ‘포함’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참 자연스럽게 여겨지는데요.
제가 ‘포함’이라는 개념을 발견하게 된 게 나이 오십이 다 되어서 영국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였어요. 내 아이와 내 영국인 지도교수의 아이가 같은 시기에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제 아이의 입시를 제 문제처럼 여기면서 걱정했던 반면 제 지도교수는 “그건 아이의 문제”라고 분리해서 생각하는 거예요. 물론 부모니까 제 지도교수도 아이를 도와줬죠. 그렇지만 그 도와주는 태도나 방식이 저와 너무 달랐어요. 그걸 계기로 ‘포함’이라는 틀을 찾고 나니까 제가 시집 식구들이나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이 설명이 되더라구요. 막연히 느꼈던 것들이 ‘아, 내가 포함해서 생각하다보니 그랬구나’하고 이해가 되는 거죠. 사람들이 ‘포함’이라는 단위를 가족주의나 집단주의와 같은 걸로 이해하기도 하는데요, 완전히 같지는 않아요. 서구에도 개인보다 집단을 더 우선시하는 입장이 등장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때의 집단은 ‘개인’들이 모여서 된 거거든요. 그렇지만 우리 사회의 경우 ‘개인’들이 모여서 가족이 되고 국가를 이루는 게 아니라 가족을 ‘나’에 포함시키고 국가를 ‘나’에게 포함시켜 생각하고 행동하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포함’하며 산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한국 남자들이 얼마나 당연하게 다른 사람을 포함하면서 사는데요. 요즘 젊은 남자들을 보면 처자식 먹여 살릴 걱정에 결혼하기가 두렵다는 이들이 많잖아요. 마치 여자들이 아이를 ‘포함’해서 생각하다보니 육아가 부담스러워서 출산을 두려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들도 아내와 아이들을 ‘포함’해서 생각하다보니 자기 책임이 너무 무거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남자들이 느끼는 책임감도 부모를 ‘나’에 ‘포함’시켜 생각하다보니 그런 거죠. 가깝게는 가족이 포함 단위이지만 학연, 지연 문제도 ‘포함’의 틀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포함’이라는 심리구조는 우리사회 병폐의 온상 같은 걸까요.     
다른 사람 문제를 내 문제처럼 여기는 심리구조가 갖는 장점도 물론 있죠.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타인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돕게 만들 수도 있고요. 저의 어머니만 해도 한국전쟁이 났을 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피난 간 와중에도 매일 전쟁부상자들이 모인 곳에 나가서 그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그랬거든요. 가족 단위를 넘어서는 타인까지 포함해서 행동하셨던 거죠. 다만, 최근의 한국 사회가 “돈, 돈, 돈” 하면서 눈에 보이는 것만 중시하고 마음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무시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 맘대로 타인이 움직이기를 바라고 그렇게 행동해서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봐요. 내가 ‘포함’이라는 개념을 찾고서 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듯이 우리들이 어떤 동기에 의해서 행동하는지를 이해해야 잘못을 반복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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