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쉼을 조금씩만 나눠줄 순 없을까요?

 

휴가철입니다. 너도나도 휴가를 계획하고 훌훌 떠나는데, 이런 게 남의 이야기이기만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영이 어머니도 그들 중의 한 명입니다. 월간 <편지> 7월호에 소개된 지영이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너 언제부터 이랬어?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했어야지?”
“오래전부터 말했는데 엄마가 괜찮다고만 했잖아!”
그랬다. 어머니는 마트에서도 집에서도 일만 했을 뿐, 아이들과 진지한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했던 것이다.

5년 전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눈을 감았습니다. 지영 어머니는 자식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에,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마트에 취업한 게 5년째입니다.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 얼굴 잠깐 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15살인 지영이의 왼쪽 가슴이 없어지고 나서야, 후회가 밀려옵니다. 혈육종이였습니다.

‘가슴이 아프다고 처음 말했을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지영이에겐 아직 일곱 번의 항암치료가 남아 있다. 열이라도 나면 가슴에 꿰맨 부분이 다 풀려 애를 먹고, 토를 많이 해서 변기를 붙잡고 산다. 약 때문에 감정의 기복도 심하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데, 한 번 오려면 차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세 시간이나 걸린다.

사춘기 지영이는 가슴 한쪽이 없어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지영 어머니는 가슴복원수술 책자를 가져와 “엄마, 나 다 나으면 이 수술 꼭 해줘”라고 말하는 딸에게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합니다. 천만 원이 넘는 수술. 어머니는 무슨 일을 해서라도 그 수술을 시켜주고 싶습니다.

지영이 가족뿐이겠습니까?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하루에도 3~4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 하루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없는 이들에게 ‘쉼’이란 다른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올여름, 우리의 쉼을 그들에게 조금씩만 나눠줄 순 없을까요?


정작 ‘쉼’이 필요한 이들이 숨을 고를 시간조차 갖지 못합니다. 그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시는 이가 하나님이심을 모두가 깨달아 알도록, 이 땅에 희년의 기쁨이 넘쳐흐르길 기도합니다. 쉼이 간절한 그곳에서, 주님이 오시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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