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하나님, 나의 아버지’ 펴낸 이은태 목사


건물은 선교단체들에 무료로 제공했다. 물질은 전부 선교와 복음 전하는 데 쓰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크리스천 영어 학교는 매년 160명에게 장학금과 장학관을 제공한다. 이런 그에게 은행 관계자는 “미쳤다”고 말한다.

 

# 뻔한 축복론?

뉴질랜드 중심도시 오클랜드에 수백억짜리 빌딩을 두 개나 소유한 이은태 목사. 하나님 음성을 듣고 사두었던 땅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올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땅을 팔아 뉴질랜드 최대 규모의 선교센터를 설립하고, 크리스천 영어 학교까지 세웠다. 얼핏 보면 한순간에 부자가 된, 그저 그런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하나님 잘 믿었더니, 돈이 많이 생기더라” 하는 그 뻔한 축복론 말이다.

‘재벌 하나님, 나의 아버지’는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는 책이다. 거대한 빌딩 속에 가려진 그의 진정한 신앙 여정을 담았다. 마침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직접 찾았다. 왜 하나님은 그에게만 물질의 축복을 내려주시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 “너 목사 안 되면 벌 받는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부자였던 것은 아니었다. 골목골목 고물을 주워 엿으로 바꿔 먹는 시골아이였다. 이 목사는 “공부도 못하고, 가난해서 왕따였다”고 고백했다. 여느 어머니처럼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야지”라는 말은 단 한 번도 듣지 않았단다. 다만 어머니는 “주일학교 빠지지 말아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라는 말만 반복했단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를 인생을 살아가는 기준으로 삼으라는 게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말씀은 “너, 목사 안 되면 벌 받는다”였다. 이 목사를 두고 서원을 하셨던 것이다.

교회는 열심히 다녔지만, 목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특별히 주일성수만은 율법적으로 지킨다. 어머니의 가르침이다. 그러다 들어가게 된 한국전력공사는 그야말로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무능력한 야간대학 3학년생에게 준 하나님의 선물이었죠. 주일성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좋은 일들을 마다했던 결과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한전은 누구나 꿈꾸는 직장이었죠.”

게다가 입사 1년 만에 본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동기들 중 최초였다. 가난했던 그에게 ‘인생역전’이 펼쳐진 것이다. 차도 생기고, 아파트도 샀다.

 


# 뜻하지 않은 사고

“집도 생기고, 차도 생기고, 소원하던 외국 출장까지 다니면서 부족함 없이 지냈어요.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와 밤늦게까지 이어지던 노래방에서의 즐거움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세상의 재미에 푹 빠져 지냈어요. 주일마다 교회는 나갔지만, 마음은 세상에 있었지요.”

그는 ‘의도적으로’ 세상에 마음을 주었단다. 교회에 더 빠져들면 어머니의 서원대로 목사가 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목사가 된다면, 다시 어렸을 때처럼 가난해지게 될까봐 두려웠다. 지금까지 이뤄놓은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 무렵이었다. 교통사고가 나서 5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자동차 한 대가 중앙선을 침범해 이 목사가 운전하던 차로 돌진해왔다. 운전자는 20대 청년이었다. 음주운전이었다. 최소 3,000만 원의 합의금이 필요했다. 청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감옥에 가선 안 된다며 제발 합의를 해달라고 애원했다. 이 목사의 대답이 의외다.
“그냥 보험회사에서 지급하지 않는 간병비만 주세요.”

주변 사람들은 이런 그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 목사의 생각은 달랐다. 이 사고의 가해자는 이 목사 자신이었다. 자신이 하나님께 멀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고가 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자기 때문에 심적 고통을 받고 있을, 그 청년과 어머니를 위해 기도했다. 사고를 계기로 이 목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목사의 길을 택했다. 어머니 말씀이 귓전에 울렸다. “너, 목사 안 되면 벌 받는다!”


# 물질 축복의 법칙

그는 다시 가난한 삶으로 돌아갔다. 안정된 직장을 버리자 하나님의 음성이 더 명확하게 들렸다. 그가 하라는 대로 했다. 어느덧 뉴질랜드 중심도시 수백억 빌딩의 소유주가 되어 있었다. 갑작스레 부자가 된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가난한 학생들이다. 어린 시절의 그였다. 돕지 않을 수 없었다. 건물은 선교단체들에 무료로 제공했다. 물질은 전부 선교하고, 복음 전하는 데 쓰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크리스천 영어 학교는 매년 160명에게 장학금과 장학관을 제공한다. 선교사 자녀들이나 선교에 헌신할 학생들에게 특별히 더 관심을 쏟는다.

이런 그에게 은행 관계자는 “미쳤다”고 말한다. 돈 안 되는 학교는 물론, 임대료도 받을 수 없는 선교센터를 세운다는 것은 망하기로 작정했다고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목사는 은행에서 ‘미쳤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하나님이 저에게 이런 어마어마한 재산을 허락하시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이 재산을 사적으로 쓴다면, 하나님이 벌을 주실까 두렵단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부자, 오랜만이다.


이범진 기자

재벌 하나님, 나의 아버지  (이은태 지음, 대성 펴냄)

※ 크리스천 영어 학교(Auckland Edinburgh College) 문의 (02)264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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