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으로 설교하는 영락교회 김철웅 목사

‘찬양도 설교구나’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명백하게 들어왔습니다. 찬양에 대한 무게감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게 된 거지요. 찬양사역자는 가수가 아니라, 설교자가 되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찬양인도를 준비할 때의 마음가짐이 설교준비를 할 때와 같아졌습니다.


찬양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여러 부도덕한 행실로 교회가 비판받고, 기독교인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찬양집회의 열기는 더 뜨겁다. 특히 청년들은 이름난 찬양집회를 찾아다니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다. 찬양이 신앙 성숙을 위한 익숙한 방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교회도 찬양에 필요한 악기를 하나 둘 사들였다. IMF 시절 전국 최대 규모의 악기종합상가 낙원상가를 살린 게 한국교회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작은 교회에도 기타, 드럼, 건반 등은 기본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걸 보면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 내에서 찬양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본당’에서는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게 하는 교회도 있고, 주일예배 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 곳도 있다. 한국에만 있다는 ‘준비찬양’이라는 용어는 어떤가. 설교시간의 앞뒤를 꾸며주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찬양도 설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추적! 찬양도 설교인가?>(프리칭아카데미 펴냄)를 쓴 영락교회 김철웅 목사다.


◆ 찬양도 설교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는 근거가 어디에 있습니까?

우선 구약과 신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신명기 31장 19-22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직접 모세에게 노래를 가르치십니다. 이어지는 32장 전체가 바로 이 노래의 가사입니다. 음악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하고 계신 하나님이 발견됩니다. 누가복음 2장에서는 구세주가 태어나셨다는 기쁨의 소식이 천사들의 찬양으로 선포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들의 찬양을 통해 예수 탄생의 복음을 전 인류에게 전한 셈이지요. 성경에 이렇게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찬양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게 아니지요.


◆ 설명해주신 ‘성경에 근거한 찬양설교’를 실천한 역사적 인물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마틴 루터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를 종교개혁자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음악가이기도 했습니다. 루터는 찬양과 설교를 동일하게 인식했습니다. 특히 그는 대중적인 곡조에 성경 구절을 넣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음악은 종종 나로 하여금 그것을 통해 설교하도록 나를 자극한다”고 말할 정도였지요.
루터의 음악설교 전통을 이은 사람이 우리가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요한 세바스찬 바gm입니다. 그의 ‘B단조 미사곡’에는 복음과 율법, 이신칭의와 같은 신학적 요소가 드러납니다. 루터교단의 설교학 구조를 그대로 담아낸 거죠. 바흐의 음악 자체가 한편의 설교입니다.

 

◆ 찬양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어릴 때부터 찬양을 좋아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밴드도 했고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기타를 배우면서 스무 살 때는 직접 작곡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발라드풍의 CCM이 주류를 이뤘지만, 당시에는 하드락, 헤비메탈,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찬양을 만들어 불렀지요. 그때는 ‘부흥’이나 ‘예수전도단’과 같은 팀이 없었으니, 백두산, 시나위 등의 일반 밴드들이 공연하던 파고다예술극장 무대에서 찬양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교회에서 할 수 없으니, 세상으로 나아간 거지요. 뜻밖에 반응이 좋았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로부터 응원도 많이 받았습니다.


◆ 미국에서 찬양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신학적 공부가 뒷받침되기 전후의 찬양사역에 차이가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찬양도 설교구나’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명백하게 들어왔습니다. 찬양에 대한 무게감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게 된 거지요. 찬양사역자는 가수가 아니라, 설교자가 되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찬양인도를 준비할 때의 마음가짐이 설교준비를 할 때와 같아졌습니다. 흑인교회에도 종종 다녔습니다. 예배 자체가 음악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 찬양집회의 화려함이나, 음악이 주는 감정변화가 예배자의 신앙을 속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찬양에 특히 그런 요소가 강한 것 같습니다. 먼저 ‘성령 충만’과 ‘성령 들림’을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찬양집회에 자주 참석하는 젊은이들이 이것을 구분해야겠지요. 성령 들림은 나 자신이 없어지고 다른 영이 날 주관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성령 충만은 자신은 그대로 있고, 그 안이 성령으로 가득 차는 것입니다. 내가 어디에 홀려 있는지, 내 오감은 살아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물어야 하죠. 집회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오늘 찬양 너무 좋았다’라고 느끼는 게 아니라, ‘예수님이 살아계시는구나’라는 고백이 나와야 제대로 된 찬양을 드렸다고 할 수 있겠죠.

 


◆ 그래서 찬양설교를 함에 있어서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신중하게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기존의 전통적 일반설교형태에 잘 적응해 있고, 그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부러 무리해서 이러한 시도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전통적 설교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을 위해서는 좋은 대안이 될 것입니다.


◆ 특별히 찬양인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음악적 은사와 적당한 신앙의 기준만 확인되면 선뜻 찬양인도자로 세워지는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확실한 소명을 받고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설교자와 비교할 때, 사명감이 떨어져 설교자를 보조하는 비전문 예배협력자로 여겨집니다. 찬양설교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찬양인도자가 설교자에 버금가는 훈련과 교육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 김철웅 목사는?
미국 멕코믹 신학교에서 교차문화학(신학석사)을 공부하고, 미국루터교단 컨콜디아 신학교에서 음악선교학 전공으로 철학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영락교회에서 ‘젊은이예배’를 이끌며 찬양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승범 기자
글=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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