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예배당 허물고 새 예배당 짓는 대덕교회

대덕교회가 새 예배당을 짓느라 분주합니다. <아름다운동행>에서도 여러 차례 대덕교회 이야기를 전했지요? 김춘기 목사님과 민형자 사모님 가족이 대덕골 주민들, 특히 연세 많이 든 어르신들을 섬기면서 목회해 온 아름다운 산골교회입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곡3리에 있는 대덕교회의 이야기는 ‘갓피플’(godpeople.com)의 카페(포도주와 빨간사랑의 충북 제천 대덕교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 카페에 올린 민형자 사모님의 ‘대덕골 이야기’는 새 예배당을 짓기 위해 허물게 된 옛 예배당을 추억합니다.


처음 이 예배당에 들어왔을 때는 금이 쩍쩍 간 외벽이며 바람이 술술 들어오던 창틀이며 비가 들이치던 현관이며, 춥고 어두침침하고 도무지 돈은 없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계속 페인트칠을 하고 비 가림을 한다고 해서 곧 쓰러질 것 같은 건물이 얼마나 버텨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성도님들과 함께 23년 동안 시간만 있으면 없는 돈을 쪼개서 예배당을 고치고 또 고치며 지금까지 온 것이지요. 그리고 이만하면 사랑방처럼 아늑하고 참 좋다고, 누가 들어와도 그렇게 느낄 수 있는 포근한 예배당을 만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예배당이 좁아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산골마을에서 교인들이 늘었던 것입니다. 의자 없이 쪼그려 앉아 예배드리는 스물한 평 예배당이 비좁아서 뒷자리까지 꽉 들어차게 되었고, 식당은 더 좁아서 밥상을 기술적으로 놓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교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새 예배당을 지어야 한다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예배당을 허물자는 말만 나와도 이렇게 서운한걸 보니 그동안 정들었던 마음은 사람이나 건물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텅 빈 예배당에서 겨우 서너 명 둘러 앉아 예배드릴 때마다 ‘이 사람들마저 돌아가시면 누가 이 예배당을 채워야 하나’ 이렇게 두렵고 쓸쓸하던 마음을 하나님이 아시고 한 사람이 하늘나라 가시면 두 사람 세 사람씩 보내주셔서 세례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 오늘 이 시간까지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얼마나 많은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는지, 그래서 더 정이 들었나봅니다. 새 예배당을 짓기 위해 며칠 동안 이 작은 예배당이 현관문부터 창문, 지붕까지 차례로 뜯겨지는데 차마 끝까지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30년 부려먹던 암소를 잡아 각을 뜨는 것처럼 마음이 그랬습니다.


새 예배당을 짓기까지는  마을회관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교인들은 “이렇게 예배당을 건축하게 될 줄 미리 아시는 하나님께서 몇 년 전 마을회관부터 짓게 하시더니 우리가 그곳에 들어가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정말 세밀한 준비를 해주셨다”고 말합니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뛰놀면서 이웃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이 되는 것을 빼면 모든 게 좋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예배드리는 동안만이라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예배드리고 밥만 먹으면 집으로 보내자는 둥 저녁예배는 드리지 말자는 둥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그건 모두 인간적인 생각일 뿐 하나님의 음성은 아니다 싶어 우린 새벽예배 한번 금요기도회 한 번 쉬지 않고 강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예배당도 아닌 곳에서 여러 달 동안 예배드리다 보면 성도님들이 나태해질 수도 있다는 선배목사님들의 걱정 어린 말씀도 들었지만 우린 어찌된 일인지 주일예배는 물론이고 새벽예배도 더 많이 모이고 금요기도회도 더 많이 모이는 놀라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엔 예배드리는 성도님들이 다른 주일보다 훨씬 더 많아서 몇 년 만에 점심밥이 모자라 밥을 빌리러 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예배당 청소며 설거지까지 너나없이 더 부지런히 달려들어 하시는 바람에 이런 일을 통하여 우리가 하나인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새로 지은 마을회관을 교회가 빌리겠다고 하는데도 마을 주민들은 한 사람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을회관 교회’는 또 재미있는 일까지 만들어 줍니다.


어느 날 예배드리러 들어가는데 신발장에 맥주병하나와 소주병 서너 개가 있는걸 보며 모두들 한마디씩 합니다. “아니 누가 감히 예배당에서 술을 마셨대유?” “그러게 말이여. 회관에서 회의를 했음 이런 건 얼른 치웠어야지. 우리 하나님 보시믄 야단허시겄네.”

글=박명철 기자
사진제공=대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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