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구 장로님은 그리스도인으로 오랜 시간 세계에서 구호사역을 해온 분입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이제 마치 노병처럼 어두워졌으나,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읽어내는 그의 눈은 더 총명해 보입니다. 그가 지난 1월 14일에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서 예의 그 총명한 비전을 한국교회에 쏟아냈습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을 타격하여 온 나라가 기뻐했지만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이야기의 뒷면에 자리한 슬픈 현실에 눈 떠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장로님의 그 소중한 강연의 일부를 요약해 올립니다.


지구촌에는 1140만이라는 끔찍한 숫자의 피난민(refugee)들이 살고 있습니다. 또 피난민보다 두 배나 많은 2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힘든 난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난민을 대량으로 발생시킨 나라들 10대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수단, 소말리아, 부룬디, 콩고, 팔레스타인, 베트남, 터키, 에리트레아 등입니다. 전쟁을 피하여, 극심한 내분 속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입니다.

독일, 영국, 미국이 적지 않은 피난민을 받아서 보호하고 구호하며 정착하여 살게 하는 일은 너무도 감사한 일이고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러나 인류 대가족의 지구촌 공동체를 하나로 생각하면 선진국들(OECD)이 지금보다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30여 개 경제 선진국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면 피난민의 문제는 그리 큰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전쟁과 빈곤, 질병과 환란으로 힘들고 어려운 지구촌 속에서 우리나라와 겨레, 그리고 한국교회가 지고 일어서야 할 무거운 십자가가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무겁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고 이 골고다의 길이 영광스런 면류관을 안겨줄 내일로 우리를 인도해 줄 것을 믿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입니까? 1945년 준비 없이 우리에게 해방이 왔을 때,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못 살고 가난하고 병들고 배고픈 나라 중의 하나였습니다. 남북이 갈린 채 절름발이 건국을 1948년에 선포했지만 곧 민족상쟁의 전쟁이 일어나 한반도가 피바다로 변하고 꼭 망하는 나라 같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잿더미 위에 다시 세우기 시작한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상에서 제일 부강한 G20반열에 올랐습니다. 21세기의 세상에서 한국의 위상은 어떠할까요? 골드만삭스의 세계경제보고서가 아주 놀라운 전망을 했습니다. 2050년에 개인소득이 6만 달러 이상 되는 11개국 ‘부자클럽’을 나열했는데 G7과 함께 한국을 크게 부각시켰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이 9만 달러의 개인소득으로 미국 다음 가는 2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예견합니다.

그런데 이런 국격을 갖추어야 할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너무도 빈약합니다. 국민총소득(GNI)대비 해외개발원조(ODA)가 한 나라의 국제적 책임이행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2008년에 스웨덴이 0.98%로 유엔이 정한 1%에 육박하는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룩셈부르크(0.92), 노르웨이(0.88), 덴마크(0.82), 네덜란드(0.80)가 상위에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0.09%로 주요선진국 중 꼴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웨덴의 10분의 1도 못했습니다.

선진국이 되려면 그 영광과 함께 져야 할 의무, 적지 않은 십자가가 있는 것을 우리는 뼈  아프게 인식해야 합니다. 깨닫고 곧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과감해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피난민을 돕는 일이 그 안은 십자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한겨레 7300만이 의식의 혁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6?25 3년을 체험했으면 휴전 후 1-2년 안에 평화선언을 하고 민족화해와 통일의 길로 떠났어야 합니다.


천만의 이산가족이 다시 한 집으로 모이고 전쟁이 일어날 수 없는 화평한 민족의 나라로 승화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분단과 분열, 분쟁과 분단으로 반세기를 지나오면서 냉전의 십자로를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같은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바짝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야 합니다. 남북이 협력하고 서로 도우며 나아가면 2050년 한국은 9만 6000달러(개인소득), 북한은 7만 달러, 남북 평균 8만 6000달러가 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합니다.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이제부터 새 길, 새 아침, 새 날을 열어야 합니다. 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반만년 역사의 저력이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700만을 포함하면 우리는 8000만 민족의 적지 않은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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