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가들이 말하는 ‘학원’에 대한 진실

학원에 보냈더니 성적이 오르던데요? 학원에서 선행학습하면 학교 진도 나갈 때 효과 있지 않나요? 수학은 어려우니 선행학습이 필요하겠죠? 영어는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초등학생 단기유학은 필수라던데…. 외고 가려면 학원 로드맵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글쎄….


이번 달엔 또 얼마나 들어가지? 그만두게 하자니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하고…. 효과?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짐작하듯 사교육 또는 학원에 대한 이야기다. 이 나라에서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이렇게 아무도 뚜렷하게 뭐라 말하지 못한 채 얼버무린다.

학원에 보냈더니 성적이 오르던데요? 아이가 원해서 학원 보내는 것도 문제가 되나요? 학교 수업만 어떻게 믿어요? 맞벌이 가정은 학원 외에 대책이 없어요. 학원에서 선행학습하면 학교 진도 나갈 때 효과 있지 않나요? 수학은 어려우니 선행학습이 필요하겠죠? 영어는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초등학생 단기유학은 필수라던데…. 외고 가려면 학원 로드맵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말과 말들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마치 거대한 안개 속에 숨겨진 비밀처럼 도사리고 앉아 불안과 짜증만을 배설하는 듯하다.

그리스도인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모임이 사교육에 대한 수많은 ‘말과 말’에 대해 또박또박 맞장을 떴다. <아깝다 학원비!>(비아북 펴냄)는 그렇게 똑 소리 나는 ‘선배’들의 진심어린 충고들이다. 교육평론가, 학습법 연구원, 어학원 베테랑 강사, 진로문제 연구원 등 22명이 망라하여 대오를 형성했다.
그 대답들 가운데 몇 가지를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학원공화국’에서 제대로 된 길 찾기에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바라기는 여기 나열된 항목들에 마음이 동한다면 <아깝다 학원비!>를 밑줄 그으며 완독하기를….


-학원에서 만들어진 실력은 진짜 학업능력이 아닙니다. 학원에 의존하는 아이들은 정작 중요한 고등학교 공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 그럴까요? 고등학교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그 시간에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이 됩니다.

-꼭 학원에 보내야 할 상황이라면 현명한 전략을 세우세요. 내신 대비 전과목 학원은 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도 잃어버리고 복습할 시간도 뺏습니다. 부족한 과목을 한시적으로 수강하세요.

- 아이가 학원에 가고 싶어 하더라도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왜 가고 싶어 하는지를 확인하세요. 특히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안 되어서 생기는 불편함 때문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엔 EBS 강의와 인터넷 강좌 등을 통해 해결하라고 하는 게 낫습니다.

- 학원에 아이를 보냈을 경우 입학 상담 시 약속한 것들을 학원이 잘 이행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 보세요. 학원 수업과 과제가 내 아이의 수준에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 개인교습을 시킬 때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선행학습보다 진도를 맞춰 가며 결손을 보충해주는 식으로 진행할 것, 학생이 스스로 공부한 뒤 막히는 것을 물어보고 선생님이 거기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 학생이 생활과 학습스케줄을 직접 챙기도록 관리할 것 등입니다.

- 맞벌이 가정의 핸디캡에 두려워하지 마세요. 많은 경우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더 자기 주도적입니다. 완전방임이 아니라면 맞벌이 가정은 아이가 스스로 하는 습관을 들이기에 좋은 환경이라 생각하십시오. 특히 독서지도는 맞벌이 가정의 핵심 학습방법입니다.

- 선행학습을 하면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은 사교육업체와 언론이 만들어낸 허구입니다. 이미 여러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복습과 심화학습이 더 효과적인 공부방법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예습을 선행학습과 공일시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습이란 다음 날 공부할 내용에 익숙해지기 위한 개념 이해를 미리하는 것일 뿐입니다.

- 수학실력이 모자란다고 무조건 수학 전문학원을 찾지 마세요. 특히 선행학습을 하는 학원은 피해야 합니다. 2학년 학생이 3학년 진도 내용을 공부하는 것은 심화학습이 아니며 교육학적 원리와도 역행합니다. 진도경쟁이 실력경쟁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능과목 가운데 학원 학습효과가 가장 낮은 게 수학이란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 영어를 배우는 데 ‘결정적 시기’란 없습니다. 그것은 아이마다 다릅니다.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었을 때가 적기입니다. 초등학생을 어학원에 보낼 경우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학원을 선택하십시오. 엄마표 영어를 한다고 해도 조기에, 지나치게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흥미 유발, 그게 중요합니다.

- 학원의 영어 로드맵은 매우 과장되어 있습니다. 2011년 고교입시 전형안에 따라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3 이전에 영어를 끝내고 공인인증시험 고득점을 목표로 공부해야 한다는 학원의 주장은 무의미해졌습니다. 외고 입시 등을 핑계로 암기 중심의 강도 높은 학습을 지향하는 학원은 부담과 스트레스만 높입니다.

박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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