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팀 현대 모비스의 코치였던 박승일 씨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 병, 잘 아시죠? 몸의 신경이 점점 약해져 신경을 통해 움직이는 근육까지 약해지는 불치병이라고 합니다. 걷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병이 바로 루게릭 병입니다.
며칠 전 호킹 박사가 박승일 씨에게 격려의 이메일을 보냈다는 기사를 읽으며 밑줄을 그었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잘 해낼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고, 장애로 지장 받는 일들을 유감스럽게 여기지 말라. …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장애가 되지 말라. … 아무리 삶이 불행한 것 같아도, 항상 당신이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삶이 있는 동안에는 희망이 있다. … 내 병은 내가 충만하고, 만족스런 생활을 영위하고, 사랑하는 세 아이들을 갖는 것을 막지 못했다.”
밑줄 그을 만하죠? 무엇보다 아무리 삶이 불행한 것 같아도 항상 당신이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부분이 우리들에게 한없는 위로를 줍니다. 제 책상 앞에는 낡은 신문 기사를 오려낸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양쪽 다리가 없고 양쪽 팔이 없는 한 여인이 잘려나간 다리에 끈으로 묶은 수저로 국물을 뜨는 사진 옆으로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엄살부리지 말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아직 많다고도 적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이를 살면서 어렴풋하게 ‘아, 세상은 이렇구나’ 하고 꿰뚫어보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누구나 제 나름의 고통, 남들이 보기에 어떠하든 자살까지 생각하는 그런 고통들이 하나쯤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고통이 자신을 넘어지게 만드는 걸 많이 목격하며 살았지요. 그런데, 어떠한 괴로움이든 그것이 엄살이 되어버리는 것은 그보다 더한 고통의 강을 건너 찬란하게 빛나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타인에게 죽임까지 당하더라도 끝내 부활에 이른 주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이지요. 삶이 있는 한 장애는 없지요. 용기 내고, 또 용기 주는 우리들이었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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