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 또 하나의 종교개혁이 오는가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됨에 따라서, 크리스천들의 신앙생활에도 크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란 쉽게 말해서 일반적인 휴대전화에 컴퓨터 지원 기능을 추가한 지능형 단말기다. 컴퓨터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용하듯이, 휴대전화에도 자신이 사용할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이하 ‘앱’)를 직접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독교인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모든 버전의 성경을 무료 혹은 유료로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다. 이미 서구의 몇몇 교회들은 예배시간에 스마트폰을 꺼내놓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단다. 찬송가, 성경퀴즈, 말씀 묵상을 돕는 앱들도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앙생활을 위해 앱을 개발중인 서상재 (주)컬쳐브릿지 대표는 “기도수첩, 말씀노트, 중보기도시스템, 예배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정보만 공유해주면 필요에 적합한 앱 개발이 거의 다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은 그 크기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손바닥보다 작은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것이다. 스마트폰의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는 실제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 취침 전이다. 성경암송, 영어성경이야기 등 기독교와 관련된 다양한 앱을 다운받음으로써 이 시간들이 신앙생활로 채워지는 것을 돕는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간단한 터치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건,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했던 이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길거리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엄지손가락만을 움직인다는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겉보기에 그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매우 개인적인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대부분은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소통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트위터’는 원하는 대상과 서로 느낌이나 생각을 나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 중에 하나다. 지난달 21일에는 한 사용자가 “자살하러 갑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는데, 이를 본 다른 사용자들이 직접 설득에 나섰고 심지어 119에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자살을 예고했던 사용자는 "트위터하는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을 잘못했습니다. 여러분 말을 듣고 열심히 살아가게요"라며 마음을 돌렸다.
무심한 듯 보이는 엄지손가락이 생명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결심한 사람의 마지막 소통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도 이러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우진 클레이미디어 대표는 “서울의 큰 교회들뿐만 아니라 시골 작은 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며 “설교를 듣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그에 대한 느낌도 나누는 소통이 가능한 말씀 나눔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이 미디어 전달의 혁명적인 통로가 되면서 가능해진 도전이다.

한 설문조사결과에서 기독교인들은 ‘교회와 사회에서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때’가 가장 힘들다고 응답했다. 주일의 신앙을 유지하면서, 평일의 거친 사회를 살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 교회는 스마트폰을 통해, 평일에도 적극적으로 교인들과 소통함으로써 하나님과의 끈을 이어줄 수 있다.

우리가 알다시피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인쇄술의 발달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 스마트폰이 기독교인들의 평일과 주일을 이어주는 ‘종교개혁’을 앞당겨 줄 거라 생각한다면 지나친 찬사일까? 어쨌든 스마트폰과 교회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이범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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