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육아 서적 펴낸 김기정 사모의 간증

처음 몇 년은 “아직 때가 아닌가 봐요” 하며 웃고 넘겼던 말들이 4년, 5년, 7년이 지나가다 보니 나중에는 아예 대답을 하며 말끝을 흐리기 일쑤였습니다. 오랫동안 응답되지 않는 기도제목을 품고 있는 제가 선뜻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드리겠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웠습니다.


누구나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또 결혼만 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엄마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연애시절의 남편이 좋아서, 갑자기 시골로 목회를 나가게 되어 결혼을 서둘러야겠다는 남편의 말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어서…. 그렇게 스물다섯, 철없는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 2년, 3년…. 시골할머니 성도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또 대학원에 다니는 남편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웃 교회의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한 해 한 해 참 바쁘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안에 조금씩 자녀에 대한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늘 둘이 있는 우리 부부에게 “아직 신혼이신가 봐요?” 하는 인사에 “아뇨, 결혼한 지 벌써 3년이에요” 대답했더니 “그런데 왜 아직 자녀가 없으세요?” 하고 묻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처음 몇 년은 “아직 때가 아닌가 봐요” 하며 웃고 넘겼던 말들이 4년, 5년, 7년이 지나가다 보니 나중에는 아예 대답을 하며 말끝을 흐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남몰래 눈물을 흘리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응답되지 않는 기도제목을 품고 있는 제가 선뜻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드리겠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웠고, 저보다 나중에 결혼했는데도 자녀를 몇 몇씩 둔 친구들을 만나게 될 때는 공통의 화젯거리가 없어 어색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잠히 기다리기만 하던 제 마음에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오랜 기다림’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즉시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간 금식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금식 5일째 되는 날, 응답을 받았습니다. “주시겠다”는 응답이었습니다. 금방 소식이 올 것 같던 기대와 달리 3년의 기다림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지난 7년처럼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린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는 하나님께서 곧 주실 거라는 분명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기쁘게 기다리며 더욱 바쁘게 지냈습니다. 사진을 배우고, 천연비누와 화장품 만드는 법을 배우고, 여러 가지 자격증도 따고, 신학공부도 하고, 틈틈이 여행도 다니며 나름대로 넉넉한 시간을 잘 활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맘 편한 저를 보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더욱 커져갔고, 저 역시 더 이상은 “기다려주세요”라고 말씀 드리기가 죄송해졌습니다.

 

저는 다시 금식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마치 기다리셨다는 듯 제게 은혜의 단비를 넘치도록 부어주셨습니다. 첫날부터 “내년 이맘때 너에게 아들이 있으리라”는 응답을 주셨고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그 후 저희 부부는 남편의 뜻에 따라 병원을 찾았고 난임 치료를 위한 다소 힘든 과정들을 기쁨과 평안으로 견뎌냈습니다.

 

그리고 1년 1개월 후, 저는 열 달 동안 아이를 뱃속에 품고, 예정일보다 10일을 더 기다려 마침내 하나님께서 주신 아들을 품에 안았습니다. 열여덟 시간 동안의 긴 산고를 겪고 너무나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을 품에 안았을 때, 아이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저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힘겹게 눈을 뜨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생명을 걸고 생명을 얻었던 그날, 주님이 주신 아들을 안았던 그날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렇게 저는 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엄마라는 존재가 되었고,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삶을 사는 동안 제일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아이들을 건강하고 지혜롭게, 또 순결하고 온유하고 사랑스럽게 자라도록 돕는 것이 엄마의 가장 큰 사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아직도 저에게는 좋은 엄마로 살지 못하는 저를 보게 되지만, 평생을 다해도 완성되지 않을 숙제를 풀기 위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행복하게 그 과제를 풀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기다리면서 알게 된 수많은 난임부부들에게도 절대로 이 기쁨과 행복한 숙제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에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분명히 그분들께도 가장 좋은 시간에, 가장 선한 방법으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를 안겨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태의 열매를 감사히 받는 그 날을 꿈꾸기를,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이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분의 선물을 잘 양육하여 이 땅이 하나님의 자녀들로 가득하게 되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를 비롯한 많은 엄마들이 그토록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김기정
원산도교회 정형진 목사의 아내이며 한국기독사진가협회의 회원이다.

▶김기정 사모는 최근 첫 아이의 육아경험을 나눈 책 <즐거운 태교 행복한 육아>(생명의말씀사 펴냄)는 태교, 출산, 육아, 그리고 홈메이드라는 네 가지 큰 틀로 구성되었다. 섬마을의 자연환경을 담은 사진들을 가지고 태교묵상을 하며 태중의 아이에게 사진 속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도록 했고, 출산의 과정, 열두 달의 육아과정, 엄마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천연유아제품들(비누나, 세제, 화장품)에 대한 정보도 담았다.

▶김기정 사모는 최근 첫 아이의 육아경험을 나눈 책 <즐거운 태교 행복한 육아>(생명의말씀사 펴냄)는 태교, 출산, 육아, 그리고 홈메이드라는 네 가지 큰 틀로 구성되었다. 섬마을의 자연환경을 담은 사진들을 가지고 태교묵상을 하며 태중의 아이에게 사진 속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도록 했고, 출산의 과정, 열두 달의 육아과정, 엄마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천연유아제품들(비누나, 세제, 화장품)에 대한 정보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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