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누구나 미디어 핵우산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미디어가 뿜어내는 다양한 콘텐츠의 포로가 되어있다. 시각적?청각적으로 접하게 되는 콘텐츠는 곧 우리들의 생각과 언어와 행동양식을 좌지우지하면서 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려니와 내면적인 정신세계와 가치세계 및 인격형성에 까지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차츰 콘텐츠 의제에 따라 꼴 지어지는 ‘콘텐츠 박제인간’(content-mediated man)으로 전락되어 버리는 것이다.

즉,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전달에 따른 대중의 즉각적 이용 또는 정보의 현시성은 잠재적으로 막중한 사회적, 개인적 영향력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막강한 위력을 지닌 콘텐츠의 엄청난 잠재력을 어떻게 우리 특히 청소년 이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모든 이의 관심사가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비관적인 견해를 입증해주는 콘텐츠의 비인간화 현상은 우리 스스로를 파괴한다는 측면에서 예의 주시해야할 부분이다.
즉, 콘텐츠의 역기능으로 인한 후유증은 곧 사회적인 제반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살인사건 및 어린이 유인사건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현상 뒤에는 비디오?만화 등 영상 콘텐츠가 도사리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섹스와 폭력, 살해 장면이 한낱 비디오게임 장면이 아닌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이 엄청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영상물의 세계에 나타나는 불륜의 섹스와 난폭한 폭력은 곧 우리들의 가치관?생활규범?행동규범으로 직결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인간의 내면세계를 파고드는 비가시적 정신 오염현상을 가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콘텐츠의 세계가 물리적인 환경오염보다 더 심각하고 치명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콘텐츠 예방접종주사 놓기 운동과 콘텐츠 바로읽기운동을 통해 콘텐츠오염으로부터 방치되어 있는 어린이?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 잃어 가는 인간존엄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콘텐츠 제작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이들에게는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를 함께 바라다보는 안목과 철학이 필요하다. 즉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는 현재의 결과이므로 어떤 현상이든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바라다볼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들은 콘텐츠가 이용자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 깊이 있는 숙고가 필요하다. 혈관, 송유관, 촉매제, 윤활유라는 말로 표현되는 다양한 매체를 통한 콘텐츠가 진리와 사랑 그리고 정의를 표현하여 인간사회를 견고하게 하는 기반을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이들은 바람직한 인간상 구현과 인간성 회복에 막중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끊임없이 콘텐츠를 창출해내는 과정에서 쏟아 넣는 체험과 정성의 손길이 수많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바른 인간상을 내면화하고 이의 실천의지를 높임으로써 고도경쟁사회의 비인간화를 막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올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글=최창섭 교수
서강대 명예교수이며, 클린콘텐츠 국민운동본부 운영협의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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