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모든 생명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생존하지만 유독 인간만은 창의력을 발휘해서 환경을 바꾸어가면서 보다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살려고 합니다. 그래서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창 1:28)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 마음껏 자연을 개발하여 많은 부를 축적해왔습니다.
영국의 계몽주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16세기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사람으로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과 함께 인간은 이성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자연을 길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계몽주의 사상이 유럽문명의 근간을 이루면서 기독교신앙과 결탁하여 자연정복의 당위성과 사명을 부여하였습니다.


이후로부터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은 앞을 다투며 세계 정복과 자원사냥에 몰두한 나머지 세계 모든 대륙의 사람들보다 부유할 수 있었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아메리카대륙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은 ‘개척정신’이라는 미명 아래 미국의 원주민들이 지켜오던 천혜의 자연을 개발하여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를 건설하였습니다. 그래서 20세기까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서 질주하면서 언제나 개선장군처럼 군림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 세계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였고, 그 모든 토론의 결론은 회의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50년 전에 20만에 불과하던 인구가 지금은 63억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향후 21세기말이 되면 100억은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대로 가면 경제규모도 지난 50년 동안에 지구경제가 15배, 화석연료 사용이 25배, 공업생산이 40배 늘어났기 때문에 21세기 말에는 50배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 통계에 의하면 경제규모가 10배 늘어나면 에너지와 자원이 10배 더 늘어난다는 말과 같습니다. 앞으로 중국과 인도, 브라질 같은 나라가 경제성장의 속도가 빨라져서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게 될 것입니다. 석유와 가스, 석탄, 우라늄 같은 재생 불가능한 연료는 향후 50년 정도면 고갈될 형편입니다.


특별히 화석연료는 빨리 태우면 태우는 만큼 지구의 체온을 높이기 때문에 결국 지구촌은 열병을 앓다가 사망하는 종말을 고하게 될 것입니다. 지구촌에서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의 고갈은 물과 공기, 햇빛과 작물 같은 것으로 대체에너지를 개발한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식량부족문제가 더욱 심각해져서 굶어죽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한 천재지변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예측하면서 인류는 지혜와 지식을 동원해서 지구촌의 멸망을 예방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인류는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서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생물을 다스리라”는 말씀을 땅에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고 땅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가꾸고 모든 생물들을 잘 살 수 있도록 보살피고 돌보면서 자연친화적인 삶으로 바꾸어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명체에게 재생과 회복의 능력을 부여해 놓으셨고 인간에게 개발의 욕망과 함께 보전과 복원과 더 아름다운 환경으로 가꾸어 갈 수 있는 지혜와 능력도 주셨습니다. 인류는 스위스인들처럼 나무 한 그루를 베게 되면 세 그루를 심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지 말고 보다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관리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인류는 지금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우상 앞에서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경배하고,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발전”이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지, 지속 불가능한 세계라는 한계에 부딪힐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도 대비해야만 할 것입니다. 지구의 종말을 향해 질주하는 인류를 향해서 프랜시스 베이컨은 또 다시 한마디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인류는 지구촌의 환난의 날이 임할 때를 대비해서 “생명방주”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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