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샘물학교 임경근 교목, “기독교학교는 학문이란 ‘보석’을 함께 꿸 수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 가르쳐야…”


분당구 정자동에는 분당샘물교회(박은조 목사)가 설립한 기독교학교인 ‘샘물학교’가 있다. 임경근 목사는 1999년 유치원과 초등 교육과정으로 설립된 이 학교의 설립멤버이자 교목으로, 자타공인 ‘기독교학교의 개척자’로 불린다.

임 목사가 기독교학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2001년 7년간의 네덜란드 유학생활을 마치고, 두 아이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아이들은 네덜란드에서 기독교학교를 다녔다. 네덜란드 기독교학교는 선교를 위한 학교가 아니어서 비 그리스도인 학생은 오지도 받지도 않는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인간관, 세계관, 지식관을 두루 기독교적 관점으로 교육받았다.
그러나 한국의 공교육 사정은 달랐다. 당시 아내와 함께 자녀교육을 고민하던 임 목사는 홈스쿨링을 결정했다. 거주지였던 울산에는 기독교 학교는 고사하고, 단 한 곳의 미션스쿨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모이면 누구나 자녀가 공부도 잘하고 신앙도 좋기를 바란다. 하지만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 한다면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보통의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신앙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우선순위라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사람들은 신앙은 기본이고 그 위에 좋은 실력도 소유하길 바란다. 때문에 실력을 추구하면서 신앙을 희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하나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실까?"

임 목사는 기독교학교와 미션스쿨, 기독교대안학교를 분명히 구분했다. 미션스쿨은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하며, 교목실과 채플, 성경시간을 두고 학원선교에 초점을 두는 학교이며, 기독교대안학교는 무너져버린 공교육에 대한 대안적 교육에 관심을 두고 전인교육, 생태교육 등 기독교 가치를 커리큘럼에 덧붙인 학교를 말한다. 반면 기독교학교는, 임 목사의 표현에 따르면 자녀에 대한 신앙교육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세워진 학교로서 자녀 양육에 대한 부모의 일차적 책임이 강조되는 곳이다.
궁극적으로 임 목사가 교목 직을 맡게 된 이유도 샘물학교가 이사장 박은조 목사의 기독교 교육 이념에 따라, 대안교육이라는 ‘빵’에 기독교라는 ‘크림’을 바르는 식으로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소신껏 그리스도인 부모가 기독교학교에 자녀를 맡기기로 결정했더라도 주변의 우려를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흔히 기독교 교육이라 하면 학문이 객관적이지 않고, 그 깊이가 낮지 않을까를 염려한다. 그러나 임 목사는 “기독교 교육에서는 모든 피조세계가 하나님의 학교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독교학교는 하나님의 모든 피조세계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공교육과 달리 기독교교육은 지식과 종교적 가치, 신념을 분리하지 않기 때문에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지식 탐구가 가능하다. 즉 기독교 교육은 “학문이라는 ‘아름다운 보석’과 함께 그것을 잘 꿸 수 있는 줄, 즉 기독교적 세계관을 함께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학교의 근본 동기는 언약의 자녀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함은 물론, 교과목을 통해 모든 만물은 하나님으로부터 왔고 하나님께로 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데 있다. 물론 교육과정에서 평가를 피할 순 없다. 다만 그것은 서열화와 경쟁을 부추기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다양한 은사를 개발하는 데 있다. 그래서 임 목사는 경쟁과 성공 신화에 물든 공교육, 가치를 잃고 방황하는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기독교학교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박성희 기자

기독교학교 이야기
임경근 지음, SFC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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