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터뷰 김영표 목사]

수많은 예배를 인도하던 김영표 목사는 어느 날, 아들에게 “아빠가 예수 잘 믿는 사람 같아?”라고 물어보았다가 “글쎄요”라는 충격적인 대답을 듣고, 치열하게 성경읽기를 시작했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평소 10분 정도 늦게 나오는 아내를 익히 알고 있었기에, 중요한 약속이니 제발 늦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다. 그런데 아내는 어김없이 또 늦었다. 운전하는 동안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왜 그리 그날따라 도로는 막히고 이 차 저 차 끼어드는 건지…. 결국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 나도 다른 차들이 끼어들지 못하게 앞차와 바짝 붙어 운전을 하다가 이내 다른 차 앞으로 끼어들기 시작했다.”

‘시간엄수’, ‘정리정돈’ 등을 사수하던 김영표 목사(지구촌교회 예배부 담당)는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타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할 때면 불같이 화가 났다.

‘아니 도대체 무엇을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 나는 슈퍼맨이 아니라고!’
예배자로 살면서 기력이 소진되어가고 있다는 마음이 들던 2008년 2월, 김 목사는 작은 위로라도 받고 싶어 열 살 난 아들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아들! 아들이 생각할 때 아빠가 예수님 잘 믿는 사람 같아?”
김 목사는 당연히 이 정도의 답을 예상했다.

‘당연히 아빠는 예수님 믿는 사람이죠. 방금 전까지 목이 터져라 찬양인도도 했잖아요. 수요일 낮 예배, 저녁예배, 금요심야기도회, 주일 1부~7부 예배 아빠가 섬기지 않는 예배가 어디 있어요?’

그러나 한참을 망설이던 아들의 대답에 김 목사는 돌처럼 굳어버리고 말았다.

“글쎄요….”

김 목사는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네”, “아니오”로만 답하는 습관이 있다. 그 이상은 변명이고, 핑계거리였다. 그러나 “나는 예수님 잘 믿는 사람인가?”, “나는 예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이도 저도 답할 수가 없었다.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 짓기를 수날 째, 불현듯 죽기 살기로 치열하게 성경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랑하는 연인이라도 만나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본다면 그 사람만으로 만족할 수 있겠습니까? 성경읽기를 통해 주님을 사랑하는 감정을 되찾는 것입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피곤이 엄습해도 날마다 정한 분량의 성경을 읽고, 또 써내려갔다. 그러기를 200일째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조용한 장소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은혜가 되든 안 되든 일단 읽어야 한다는 건 신(新)바리새인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실용적인 생각이고,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김 목사는 다시금 마음을 고쳐 세웠다.

“하나님 다음으로 내가 나를 가장 잘 압니다. 이러한 문제는 육체적 피로의 문제 이전에 ‘읽어야 한다’와 ‘읽기 싫다’의 싸움입니다.”

하루를 살 수 있는 힘인 성경말씀을 공급받은 후, 김 목사에게는 동시다발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말투와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신 비전을 더욱 굳게 잡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예수님 한분만으로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할 수 있게 되었다. 아들로부턴 “아빠처럼 예수님 잘 믿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선물’처럼 들었다.

죽기살기로 성경읽기
김영표 지음, 규장펴냄 
 



박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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